삼성전자·노키아 "무선통신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연장"

삼성, 장비사업 안정적 확대
자사 특허 제공해 비용 절감
노키아, 라이선스 수익 갱신
소송전 대신 협력 강화 선택

Photo Image
Photo Image

삼성전자와 노키아가 5세대(5G) 이동통신을 포함한 무선통신 분야 크로스 라이선스(교차 특허 사용) 계약을 연장했다. 5G 무선네트워크 장비 분야를 안정적으로 확대하려는 삼성전자와 특허 라이센스 사업 침체를 조기에 벗어나려는 노키아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는 분석이다.

노키아는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2022년말 계약이 완료된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2023년 1월 1일부터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당사자간 기밀이라며 양사 계약 규모와 정확한 특허 대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5G와 기타 기술 분야에서 근본적인 발명을 다루는 계약이라고 명시해 해당 특허가 5G와 연관이 있는 표준특허임을 암시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월 1일부터 소급해 노키아에 대금을 지불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노키아는 공식발표상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임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노키아에 표준 특허를 제공, 특허료를 절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는 앞서 노키아가 휴대폰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한 직후인 2014년부터 휴대폰과 무선통신 분야 특허를 두고 분쟁을 벌였다가 2016년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연장은 당시 합의의 연장으로 분석된다.

양사의 크로스 라이선스 연장 합의는 5G와 6세대(6G) 이동통신 등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소모적인 비용을 줄이겠다는 양사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디시네트워크, 영국 보다폰, 일본 NTT도코모·KDDI 등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대규모 5G 장비 계약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네트워크 사업을 직접 챙기며 무게를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분쟁 과정에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분쟁 보다는 혁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에릭슨과도 5G·LTE 분야 특허 분쟁을 1년 만에 종결했다.

노키아 역시 글로벌 특허료 수익이 줄어드는데 따른 사업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허 사업을 전담하는 노키아 테크놀로지스 사업부는 지난해 10월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 매출이 감소했으며, 갱신 보류 중이거나 소송 중인 특허의 영향이 크다고 공시했다. 특허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노키아 입장에서도 빠른 수익 갱신이 필요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제니 루칸더 노키아 테크놀로지부분 사장은 “삼성은 스마트폰 업계 선두주자이며 그들과 우호적인 합의에 도달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계약은 두 회사 모두 혁신의 자유를 제공하고 노키아의 특허 포트폴리오의 강점, 연구개발(R&D)에 대한 수십 년간의 투자와 이동통신 표준 및 기타 기술에 대한 기여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