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분희 여벤협회장 “정책 지원 없이 여성벤처 성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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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분희 여성벤처협회 회장.(여성벤처협회 제공)

“정책적 지원 없이 여성벤처 성장도 어렵습니다. 여성벤처협회 운영도 정부 위탁사업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육성 프로그램은 활성화했지만 공간도,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김분희 여성벤처협회(이하 여벤협) 회장은 “여성벤처 창업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여성벤처육성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전하는 젊은 여성창업자가 늘어 희망적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체 벤처기업 중 여성벤처기업은 10%가량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법에 따라 체계적으로 여성벤처기업가를 집중 양성하면 단기간에도 20~30%까지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벤협이 여성특화 주관기관으로 운영하는 예비창업패키지를 예로 들었다. 여성창업자가 여성멘토를 선호해 매년 경쟁률이 10대1 이상을 보일 만큼 관심이 뜨겁지만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프로그램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여성창업가가 겪는 어려움은 남성과 달라 선배 여성기업가로부터 멘토링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여벤협 예비창업패키지 경쟁률이 높다”며 “여성 기술창업 붐을 조성하고 투자유치·고용 창출 등 성과를 이끌면서 여성 스타트업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오는 2월 2년간 임기를 마친다.

김 회장은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보면 여성기업인협회가, '벤처'는 벤처기업협회가 있지만, 그 중간 지점에서 '여성+벤처'에 필요한 일이 있기에 여벤협이 설립됐고 25주년을 맞았다”며 “눈앞에 놓인 일보다 스타트업 단계별 성장을 돕는 시스템 구축에 힘썼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임기 동안 여성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체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 설립을 강조해왔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여성벤처기업이 맞닥뜨린 규제를 발굴하고 이를 적극 개선하는 데에도 주안점을 뒀다. 여벤협은 중소기업옴부즈만과 함께 '중소기업 규제애로 발굴개선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지역·업종별로 총 7회에 거쳐 현장간담회를 갖고 여성벤처기업인 150여명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를 통해 규제애로 과제 30건을 발굴하고 이 중 15건을 옴부즈만에 건의했다. 나머지 15건은 이달 중 규제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규제애로 개선 노력은 실제 성과로 나타났다. 여성기업 기술개발 지원 확대 요청에 대해 여성기업 연구·개발(R&D) 예산 복원은 물론 여성기업을 위한 별도 R&D 기획지원사업을 운영하겠다는 관계부처 회신을 전달받았다. 또,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1인 공급자 판매중지 규정도 개선된다. 그간 종합쇼핑몰 등록 후 1인 공급자만 남을 경우 쇼핑몰 판매가 중지돼 공급업체에 타격이 있었다. 옴부즈만을 통한 규제 개선으로 1인 공급자만 남아도 판매중지 없이 대체·대용품 등 일정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해 등록 유지를 지원하도록 올해 하반기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옴부즈만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당장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개선책 마련을 위한 단초가 됐다”면서 “행정부처 공무원이 규제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행정 제도가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