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비행기, 공중에서 뒷문 '활짝'…"러시안 룰렛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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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린 러시아 항공기와 내부의 모습.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시베리아 상공을 비행하던 러시아 항공기의 뒷문이 열리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미러,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AN-26 항공기의 뒷문이 비행 중 갑작스럽게 열리며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날 여객기 내부에는 승무원 6명을 포함해 총 25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승객에 따르면, 사고는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발생했다. 갑자기 화물을 싣는 항공기 뒷문이 열리더니 기내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것이다.

문이 열리면서 기내 압력은 급격하게 떨어졌고, 영하 41도의 차가운 시베리아 공기가 내부를 덮쳤다. 짐들은 비행기 밖으로 휩쓸려 나갔고, 승객들이 쓰고 있던 모자까지 날아갔다. 문 근처에 있던 승객들은 몸을 웅크리며 “추워 죽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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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승객이 촬영한 사고 당시 항공기 내부.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에서는 뒷문이 열려 칼바람이 울부짖고 승객들이 겁에 질린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한 승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행기 뒷좌석에 앉아있던 남성은 거의 날아갈 뻔했다. 안전벨트가 풀렸다”고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고 직후 조종사는 다시 급하게 출발지인 마간으로 항공기를 돌려 비상착륙 했으며 탑승자들은 극심한 추위에 떨었던 것을 제외하면 모두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이를 보고 “러시안 플레인(러시안 룰렛)이냐”고 조롱했다.

사고 원인은 조사 중에 있지만, 전문가들은 비행기 노후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AN-26 비행기는 과거 소련 시절인 1970년에 도입된 군용 및 화물 수송기로, 운용 비용이 낮아 구소련과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상업용 여객기로도 투입됐다. 1986년부터는 생산이 중단됐으나, 일부가 최근까지 운행하고 있어 추락 등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