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투자한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모셔널이 올해 연말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 상용서비스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한다. 수년 내에 북미지역 여러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CEO는 7일(현지시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강민국·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올 연말을 시작으로 2026년, 2030년 단계적으로 레벨4 택시를 확산시킬 계획”이라면서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게 아니라 강하고 확실하게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2025년 자율주행 버스·셔틀 도입을 위한 정부 전략을 국제 동향에 맞춰 점검하기 위해 모셔널을 방문했다.
모셔널 레벨4 연말 상용화 계획은 국내보다 약 2년이 앞선다. 모셔널은 앱티브와 현대차가 50대 50 으로 투자한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이번 방문은 우리 정부와 해외 주요 자율주행 기업이 처음 만난 자리로, 국토부는 자율주행 국제기준 선도를 위한 해외협력 활동에도 박차가 가할 계획이다.
모셔널은 2020년 설립돼 지난 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레벨4 자율주행 기반의 택시호출(헤일링)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주요 호텔을 레벨4 자율차로 왕복 운행 중이다. 공항 인근에 위치한 모셔널 라스베이거스 센터에서는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제를 비롯한 자율차 관리를 하고 있다.
이아그넴마 CEO는 “날씨와 도심 도로 주행 환경을 비롯해 네바다 주의 투명하고 유연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설명하고 “모셔널은 주 정부와 투명하고 긍정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서비스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레벨4는 도심 등의 특정 환경에서 사람의 개입없이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을 다니다보면 '운전자 없는(Driverless) 차량' 문구를 번호판 위에 써 놓은 자율차를 종종 만날 수 있다. 운전자가 필요없는 레벨4 차량이지만 시험 운행인 만큼 운전자와 안전요원 두명이 탑승 중이다. 도로에 접어들면 운전자는 브레이크나 운전대를 전혀 잡지 않고 운전한다. 차량 위 라이다와 레이더 센서, 카메라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멀티센서 기반의 차량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차량 시승 후 “운전자는 상황을 봐서 끼어들기도 하겠지만 자율차는 빨리 가는 것보다 안전을 우선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운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덕분에 승차감이 편안했다”고 말했다.
모셔널이 공략하는 것은 로보택시를 통해 안전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교통과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아그넴마 CEO는 “라이드 헤일링 시장은 2030년까지 530억달러로 추정되는 등 매우 큰 임팩트가 있지만 모셔널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안전”이라면서 “미국인 45%가 대중교통 접근에 제약을 느끼는데 로보택시를 통해 해소할 수 있고 전기차 기반으로 사용할 것이라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규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은 주마다 다른 정책을 갖고 있는데 명확하게 선을 그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모셔널은 주정부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 정부와 비즈니스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2024년까지 안전기준·보험제도 등 레벨4 출시기반을 완비해 제도적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등 기술개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선제적인 노력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국제 오피니언 리더들과도 다각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미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