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캠프 사무실을 오픈하는 등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 출발을 알린다. 유력 경쟁자 중 하나로 꼽혔던 권성동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이후 초반부터 몰아친 세몰이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김기현 의원은 9일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캠프 개소식을 연다. 대산빌딩은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여의도 명당'으로 불리는 곳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이낙연 전 총리가 전당대회 캠프를 이곳에 마련해 승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일찌감치 이곳에 사무실을 얻어 전당대회를 준비해 왔다.
9일 김 의원 캠프 개소식은 당권주자들 중 가장 빠른 것으로 참석자 면면에도 관심이 쏟아진다. 이미 장제원 의원과 함께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구성한 터라 친윤계 의원들의 대거 출동이 예상된다.
안철수 의원도 이번 주중에 공식 캠프 출정식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8일에는 김영우 전 국회의원(3선)을 선대위원장, 김도식 전 서울시 부시장을 총괄본부장으로 한 선거캠프 인선을 발표했다.
이미 사무실은 여의도 극동VIP빌딩에 마련했다. 이곳 역시 김영삼 전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캠프로 활용하는 등 여의도 명당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전당대회 초반부터 공세적으로 나갔던 김 의원과 안 의원이 캠프 발대식까지 추진하면서, 경쟁 상대인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시점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 대표적인 비윤계 인사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출마를 결정해 지금 전당대회의 '윤심(尹心)경쟁' 분위기를 바꿔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두 분께 부탁한다. 더이상 윤핵관 같은 키워드가 정치권과 언론에 도배되지 않도록 출마 여부를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 달라”고 했다.
주말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던 나 전 의원의 경우 '출산시 대출 탕감' 발언 해명으로 인해 한차례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앞서 나 전 의원은 5일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출산시 대출 탕감' 정책을 언급했지만, 대통령실이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 기조와 차이가 있다”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다. 이로 인해 김·안 의원과 비교할 때 '윤심'에 가깝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8일 SNS를 통해 이번 논란과 관련 “대통령실 우려 표명에 십분 이해한다.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일각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유불리 계산에 함몰돼, 이번 사안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