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에 단요 '개의 설계사', 지동섭 '물의 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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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작으로 '개의 설계사'와 '물의 폐'가 선정됐다.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개성과 서정적 문장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찬사를 끌어냈다.

문윤성 SF 문학상 운영위원회는 2023 문윤성 SF 문학상 장편·중단편 부문 대상에 단요 작가의 개의 설계사, 지동섭 작가의 물의 폐를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장편·중단편 우수상은 강민하 작가의 '구름문', 짐리원 작가의 '올림픽공원 산책지침'이 각각 선정됐다. 중단편 가작은 민세원(나와 나의 로봇개와 너)·고하나(러브앤피스)·임민규(도서관 신화) 작가에게 돌아갔다.

개의 설계사는 '슈퍼스타'와 그가 기르는 로봇개의 설계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과 진상을 담은 미스테리극이다.

'다이브', '인버스' 등 화제작을 집필한 단요 작가는 인공지능(AI) 설계사라는 소재로 문윤성 SF 문학상의 문을 두드렸다. SF 장르에서 자주 다뤄진 소재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 진부함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작가만의 고유한 이야기로 써내는 힘이 뛰어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요 작가는 “소설을 통해 감정과 애정의 본질적 징그러움이 윤리와 어떻게 뒤엉키는지를 그려내고 싶었다”며 “대중적 호응을 얻거나 문학상 등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얻는 작품이 주로 다루는 정서가 와닿지 않아 솔직해지는 것이 가장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번 수상은 '그렇게 써도 된다'는 확답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의 폐는 '거품날치'라는 물고기가 사는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생태학자인 주인공이 거품날치의 멸종을 막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다.

잔잔하면서도 안을 들여다보고 싶게 하는 이야기의 흐름, 읽는 사람의 마음에 아름다운 풍경을 떠오르게 만드는 서정적 문장의 힘이 압도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 작가는 지난해 등단한 신예 작가로 현재 대학원 재학 중이다. 그는 “평소 생각하는 기준대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취향에도 부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공모전을 통해 미리 반응을 알 수 있게 돼 좋고 조금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장 김초엽 작가는 “3회 문윤성 SF문학상의 투고 일정을 앞당기는 등 요인으로 지난해보다 응모작 수가 줄었지만 다행히 독자에게 기쁘게 소개하고 싶은 빛나는 작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민규동 감독은 “여전히 너무나 많은 작가가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새로운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놀랐다”며 “몇몇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드는 작품을 보며 SF 문학이라는 단어의 영역이 조금씩 넓어지는 느낌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다혜 작가는 “SF라는 장르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이야기의 장이 될 수 있는지, 다양한 시도를 한 작품이 눈에 띄었다”며 “창작되는 SF 작품이 많아질수록, 장르에 대한 애호와 성실한 학습이 오히려 새로움으로 가는 열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주최, 아작 주관, 알라딘·문윤성기념사업회·리디·쇼박스 후원의 '2023 문윤성 SF 문학상'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6개월간 작품을 공모했다. 심사에는 김초엽·이다혜 작가와 민규동 영화감독이 참여했다.

〈표〉2023 문윤성 SF 문학상 수상작

'2023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에 단요 '개의 설계사', 지동섭 '물의 폐'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