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8일 49개 기업 사업재편계획을 승인, 올해 100개 이상 기업이 사업재편 승인기업이 됐다. 또 5대 은행이 추천한 13개 기업이 사업재편 승인 대상에 포함돼 은행권이 사업재편 제도 내에 들어오는 첫 사례가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제36차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미래차, 친환경·바이오, 지능정보·소부장 분야 49개 기업에 대한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했다.
사업재편제도는 상법·공정거래상 절차 간소화와 규제 유예, 연구개발(R&D)·금융·컨설팅·세제 등 다양한 분야 인센티브를 선제적으로 지원해 사후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막대한 경제·사회 비용을 예방하는 제도다.
산업부는 지난해 108개에 이어 올해 106개 기업 사업재편계획을 승인, 2년 연속 100개 이상 기업이 사업재편을 승인받았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5년간 500개 기업에 대한 사업재편을 지원하기로 한 데 따라 향후 지속적으로 연간 100개 기업 이상 사업재편 계획을 지원할 전망이다.
특히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은행이 사업재편 승인 후보로 추천한 13개 기업이 포함됐다. 지난 10월 산업부가 금융감독원과 교환한 양해각서(MOU)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이 사업재편 승인기업 후보를 발굴해 추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은행은 내년부터는 연간 100개 기업을 추천할 예정이다.
은행권이 추천한 기업들의 평균매출은 2131억원으로 높은 편이었고 재무안정성도 양호한 편에 속했다. 향후 높은 사업가치가 기대되는 매출 20억원 내외 중소기업도 3곳 선정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은행권은 사업재편 승인기업을 지원해 기업이 구조변경과 사업혁신에 성공하면 이자 수입 등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제도 진입에 관심이 높았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미래차 분야에서 21개 기업, 친환경·바이오 분야에서 13개 기업이 추가됐다. 은행권이 추천한 기업은 미래차 분야 비중이 60%로 더 높았다.
미래차 분야에서 성우하이텍은 전기차용 경량 배터리팩과 부품 분야로 진출해 5년간 603억원을 투자하고 20명을 신규 고용하기로 했다. 국내외 완성차 및 배터리셀 제조사로 고객을 확대하고 친환경 차량부터 항공 모빌리티까지 사업 확장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 진입을 추진한다.
친환경·바이오 분야는 수소모빌리티 충전시스템(포스코플랜텍), 하수재생 자원화 장비(스마트바이오탑) 등이 승인받았다. 포스코플랜텍은 수소충전소 설비를 패키지화한 제품과 설비를 제조하기 위해 5년간 172억원을 투자하고 47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수소 인프라 확산,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기술로 탄소저감 및 환경 개선에 나선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은행권이 사업재편 승인기업에 대해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자금 지원을 확대하면 기업들이 자금압박 없이 사업재편을 추진할 수 있어 산업계와 은행권이 모두 과실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업재편 승인기업 수는 누적 380개사가 됐다. 2017년 66개로 시작해 2018년 34개, 2019년 9개, 2020년 57개, 지난해 108개, 올해 106개사로 속도가 붙고 있다.
<표> 제36차 사업재편계획 승인기업 개요(자료: 산업통상자원부)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