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유 국제해저케이블 용량 200Tbps 돌파...트래픽 폭증 속 정부 관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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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횡단 해저케이블 루트

국내 기간통신사업자가 보유한 국제해저케이블 회선 용량이 200Tbps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한 결과다. 인터넷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해외망 투자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요구된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통신사(ISP)별 국제망 보유현황'에 따르면 국내에는 총 5개 기간통신사업자가 11개 구간 해저케이블 회선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 용량은 203.82Tbps, 총구축 거리는 17만25㎞를 각각 기록했다.

국내 기간통신사가 보유한 해저케이블 용량 실태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저케이블은 해외망과 직접 연결돼 데이터를 전송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203.82Tbps는 약 82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동시에 UHD급 화질(25Mbps)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용량이다. 데이터 트래픽이 동시에 몰리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기간통신사가 보유한 해저케이블만으로도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 처리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무리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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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케이블은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으로 말미암아 25년 만에 용량이 약 2500배 확대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KT는 1997년 거제 육양국에 80Gbps를 구축한 것을 기점으로 자체 해저케이블을 구축하기 시작, 총 177.52Tbps를 운영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대가 열린 직후인 2001년 아시아 8개국과 연결하는 26.4Tbps 용량을 구축했다. 이후 2016년 60Tbps, 2018년 80Tbps를 각각 증설했다. LG유플러스는 자회사인 데이콤크로싱이 8.2Tbps를 운영하고 있다. 호주 텔스트라와 미국 리치케이블코리아도 한국에서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 해저케이블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해저케이블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브로드밴드는 새해에 9Tbps급 해저케이블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임차 사용에서 벗어나 자체 투자한 최초 해저케이블을 확보한다. 이를 안정적으로 활용하고 임대 사업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수만㎞에 이르는 회선을 해양에 매설하는 방식으로 방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글로벌 통신사 간 공동 투자 방식으로 구축된다. 구글, 넷플릭스, 메타(페이스북)도 글로벌 해저케이블 투자에 지분을 투자해서 회선을 확보하기도 한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메타버스 등이 확산하고 영상 품질이 높아질수록 국제 해저케이블 용량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 통신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통신사의 기본 책무이지만 방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하는 영상 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투자 확대 요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 국제망 운영에 관심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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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국회의원

김영식 의원은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폭증하는 데이터트래픽에 대응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관심을 기울여서 망과 투자 안정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