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건 주문에 30건 배송 그쳐
배급사 코모도, 소통 부족 논란
구매자, 카드사에 분쟁조정 신청
토스 현금결제 땐 해결방도 없어
휴대용 게임PC '스팀덱'이 국내 발송 개시 일주일이 넘도록 제대로 된 배송이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 게임 배급사 코모도(KOMODO)가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유통을 맡은 가운데 대고객 소통 부족도 도마 위에 올랐다.
26일 주요 게임 커뮤니티와 스팀덱 구매자 등에 따르면 스팀덱의 국내 배송 지연으로 혼선이 지속되고 있다. 코모도의 주문 내역 페이지에서는 배송 관련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 데다 '환불' 버튼조차 사라졌다. 상담 메일로 취소 요청 시 제품 발송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반품 수수료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모도 측의 명확하지 않은 대응에 일부 구매자는 카드사에 직접 분쟁 조정을 신청하고 대금 지급 정지를 요청했다. 다만 토스 등으로 현금결제를 한 이용자는 별다른 해결 방도가 없어 애태우고 있다.
코모도에서 스팀덱을 주문한 게임 커뮤니티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입력, 구글독스에 집계된 한국 지역 출하 통계에 따르면 주문예약 550여건 가운데 지금까지 배송 완료는 30여건에 불과하다. 대부분 송장은커녕 예상 수령 일정조차 코모도로부터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 본지가 코모도 측에 정확한 배송 일정 안내를 메일로 질의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 여론이 커지자 코모도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에서 예상치 못한 운송 및 통관 문제로 입고가 지연되고 있다”고 뒤늦게 공지했다. 국내 고객을 위한 발송은 26일 재개될 것으로, 12월 1일 이전에 접수된 예약에 한해 연내 발송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다수 이용자는 여전히 주문 내역에 대한 택배사 송장 등록이 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제품을 수령한 이용자도 예약 순서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돼 코모도 측 해명에 불신이 쌓여 갔다. 애초 배송일을 전후해서 안내하기로 예고한 국내 사후관리(AS) 절차 또한 감감무소식이다.
스팀덱은 스팀 플랫폼에서 구입한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PC다. 밸브가 자체 개발한 스팀 운용체계(OS)를 탑재했으며, 이용자 각자의 사용 환경에 맞춰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고사양을 갖춘 최신 게임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 등을 연결해 데스크톱PC나 콘솔 게임 기기처럼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작은 용량인 64GB eMMC 기준 58만9000원으로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2월 북미·유럽에서 처음 출시했으며, 8월부터 국내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4개월여 만인 이달 17일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순차 배송에 들어갔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