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가 편의점 업계 최초로 싱가포르에 진출한다.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진출 이후 1년 6개월만이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CU와 GS25도 몽골, 베트남 등에서 점포수를 늘리며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24는 23일과 24일 양 일에 걸쳐 싱가포르 1·2호점을 나란히 오픈했다. 싱가포르는 첫 해외 진출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거리가 밀접하고 K-푸드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5위로 소비 여력도 충분하다. 반면 인구당 편의점 수는 8500명 당 1개 수준에 그쳐 시장 잠재력이 높다.
현지 진출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행한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은 현지 기업과 계약해 브랜드 사용권과 시스템 전수 등 노하우를 제공하고 로열티 수입을 얻는 구조다. 이마트24는 식음료 전문 현지기업 '페이숑'을 비롯한 여러 투자자가 합작한 현지 법인 '이마트24 싱가포르 PTE Ltd'과 손을 잡았다.
1호점과 2호점 모두 싱가포르 대형 쇼핑몰 내 입점했다. 레스토랑·카페 같은 편의점을 콘셉트로 즉석 먹거리, 도시락, 간편식(RTE)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상품 구성비 중 60% 이상이 한국형 차별화 상품이며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아임e' 상품도 판매한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점포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이마트24 말레이시아 점포수는 30개로 늘어났다. 젊은 층을 겨냥한 고급스러운 매장 콘셉트와 K-푸드를 앞세운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모두 5년 내 점포수 300개 달성이 목표다.
이마트24는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은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미니스톱 인수 실패로 3위권 진입도 당분간 어려워졌다.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 내실을 다지고 해외에서 외형을 키우는 전략을 밀고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첫 연간 흑자 달성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마트24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했다. 출범 당시 손익분기점(BEP)으로 제시했던 점포수 6000개를 넘어서며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 기준 이마트24 점포수는 6289개다.
CU와 GS25도 해외 점포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CU는 지난달 말 기준 해외 점포수 400개를 넘어섰다. 몽골에 280여개, 말레이시아 130여개로 꾸준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새해 상반기 내 해외 점포수 500개 달성이 목표다. 다른 대륙 또는 국가 진출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GS25는 베트남 204개 점포, 몽골 111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내년에는 말레이시아에 진출한다. GS25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 편의점 업계 1위 회사인 'KK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중 말레이시아 1호점을 오픈하고 5년 내 500개 점포 출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