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지적측량을 하고 수색이나 화재 진압까지 하는 시대다. 하는 일이 다른데 드론 조종 자격증은 같다면 특화된 업무는 누가 가르칠까. 공공 업무에 특화된 드론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드론교육훈련센터'를 찾았다. 경기도 시흥 배곶 신도시에서 바다 방향을 따라 차로 10분가량을 더 가면 드론 전문가들의 꿈이 담긴 드론교육훈련센터가 자리한다.
이곳은 단순히 드론을 조종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훈련소가 아니다. 지적측량, 재난구조, 시설물 점검, 안티드론에 이르기까지 고난도 조종훈련을 필요로 하는 공공 업무에 맞춰 조종자와 교관을 양성하는 곳이다. 드론 조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비행·이론 교육은 위탁하고 이곳에서는 필수 이수 교육을 마친 이들이 공공 업무에 특화된 훈련을 받는다. 2019년 공공 조종자·교관 110명 배출을 시작으로 올해는 571명을 양성했다.
△실종자 수색 및 화점 탐색 △지적조사 △철도·해양·공항 등 구조물 점검 △불법행위 추적감시 △산림자원감시 △도로 조사 및 건설현장 관리 △대기오염물질 측정 및 부석 촬영 △농업자원관리 및 역학조사 △수자원 오염 조사 및 수질 분석 등 공공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드론 업무는 매우 다양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수요 조사를 통해 분야를 선정하고 조종자와 교관을 교육한다.
독특한 점은 실내 가상현실(VR) 콘텐츠를 통해 눈·비가 내리는 날에도 교육과 훈련을 계속한다는 점이다. 드론 조종에 80~100시간을 배운 후 특화 업무는 이곳에서 4~5일에 걸쳐 배우게 된다. 특화 업무라고 해도 영상 후처리처럼 실내 교육이 필요한 만큼 기상에 따라 외부 실습과 실내 교육을 적절히 배치할 수 있다. 훈련 내내 날씨가 좋지 않다면 VR을 통해 실내 교육을 하기도 한다.
교통안전공단은 2019년에는 산림자원감시 시뮬레이터 콘텐츠를 개발한데 이어 2020년에 수색·탐색 훈련 콘텐츠를, 올해는 구조물 점검 훈련 콘텐츠를 개발했다. VR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외부 훈련이 훨씬 효과적이지만, 실외 훈련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공단은 드론교육훈련센터에서 조종교육교관 과정도 운영 중이다. 중국 등 항공 선진국에서도 교관 역량 향상을 위한 시험과 훈련을 강화하는 추세다. 센터가 드론 조종자뿐만 아니라 전문성이 있는 드론 교관 양성도 함께 진행하는 이유다. 올해 5600명 교육 예정으로, 올해 7월까지 총 1만 6000여명을 교육했다.
원성희 드론교육훈련센터 선임연구원은 “드론 훈련을 받는다고 곧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준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센터가 공공기관 수요를 조사해 각 분야 임무에 특화된 교육을 하는 것”이라면서 “특화 드론 조종뿐만 아니라 후처리 교육까지 진행해 공공기관의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시흥(경기)=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