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15년형?...민낯 드러나는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미국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실질적 경영자라고 판단했다. 혐의를 부인하던 뱅크먼-프리드의 민낯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13일 제기한 소송에서 “뱅크먼-프리드가 알라메다의 모든 주요 거래와 투자 및 재무 결정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알라메다는 뱅크먼-프리드가 지난 2017년 설립한 FTX 계열사로 이번 FTX발 사태의 진원지로 꼽힌다. 하지만 뱅크먼-프리드는 2021년 알라메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 경영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FTX가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갔을 당시 알라메다 관련 권한을 캐롤라인 엘리슨 전 CEO 등 다른 직원에게 인계했다고 주장했다.

경영에서 한 발 뒤에 물러서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고 자신의 전 여자친구인 엘리슨 등 알라메다 경영진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지난 2일 WSJ과의 인터뷰에서도 “문제가 된 기간 나는 알라메다를 경영하지 않았고, 알라메다가 하는 일에 대해 매우 높은 수준에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CFTC는 “뱅크먼-프리드는 알라메다의 실질적 경영자”라고 못박았다. CFTC는 “그가 알라메다의 고위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때로는 매일 직접 대면하거나 모바일 채팅 등으로 소통하면서 권한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CFTC는 또 그가 2017년에 알라메다를, 2019년에 FTX를 설립한 후 두 회사는 사무실 공간과 핵심 직원, 기술 및 하드웨어, 통신 채널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가 알라메다의 지분 90%를 소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역시 소송에서 뱅크먼-프리드가 “알라메다의 최종 의사결정자로 남아있다”며 CFTC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편,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13일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공소장을 공개하고 그를 8개 혐의(형법상 사기,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그는 최대 115년형을 받을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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