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한 자국 축구선수에게도 사형을 선고하고 나섰다.
이란의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와이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로축구 선수 아미르 나스르 아자다니(26)가 사형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앞서 사형된 이들과 마찬가지로 ‘모하바레’(이슬람을 부정하는 죄)의 죄목으로 사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아자다니가 지난 11월 17일 이란 군 장교가 사망한 사건과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아자다니는 일부 시위에서 구호를 외친 적은 있으나, 해당 사건이 일어난 시위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이란 당국의 행태를 비판했다. FIFPro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이란 축구선수 나스르 아자다니가 여성의 권리와 기본적인 자유를 위해 행동한 후 사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는 사실이 충격적이고 역겹다”며 “아자다니에 대한 처벌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란 전역에서는 4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무력 진압에도 반정부 시위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자, 이란 당국은 사형 등으로 공포감 조성에 나섰다. 앞서 2명의 남성이 공개 처형됐으며, 현재 사형을 선고받은 이들만 최소 11명이다. 인권 단체는 시위 도중에도 확인된 것만 44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