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없이 D데이 맞는 예산, 단독처리 현실화되나

野 '국민감세' 확대 자체수정안 마련
낭비성 예산 막는 부수법안 담을 예정
與 "尹 정부 첫해…일할 수 있게 해야"
최종안 제안 없이 '민주당 양보' 요구

내년도 예산안이 여야간 협의 없이 최종 표결절차로 향하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못박은 최종 시한 15일을 하루 앞두고도 여야는 서로 더 이상 양보할 것이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예산 최종합의를 위한 수정안 제시를 상대에게 촉구했다.

Photo Image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협상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이) 끝내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작성한 639조원 예산은 거의 인정하고 0.7%도 되지 않은 일부 예산만 삭감할 것”이라며 “대신 대통령실 이전 등 낭비성 예산, 초부자를 위한 감세는 막아내고 대다수 국민 세금을 깎아주는 예산부수법안을 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했다. 그는 “국민들이 정권교체해서 윤석열 정부가 일하도록 한 만큼, 첫해는 들어줘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제안할 최종안은 없고 오히려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모두 서로에게 예산 최종 수정안을 요구하는 가운데 자체적인 수정안은 계획하지 않는 상황이다.

가장 논란이 된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도 상호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다른 나라도 인하하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떼쓰기를 한다며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인세 인상 이후 떨어진 외국 기업 투자 등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반론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세종시의회에서 현장최고위원회에서 “고작 100개 정도의 초거대 기업과 수백명 남짓한 초부자들을 위한 특권 감세를 하려 한다”며 법인세 인하에 대한 강경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당의 '초부자 감세' 주장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혹평했다. 그는 “법인세는 기업에 물리는 '기업세'다. 기업의 부담을 줄여야,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일자리가 생긴다”면서 법인세 인하 기조를 고수했다.

한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법인세 인하를 일부 포기하는 합의를 하는 것보단, 민주당의 감액 수정안 단독처리 상황이 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굳이 합의를 위해 민주당에 계속 끌려다니며 예산 감액과 법인세 인하폭 조정을 논의할 바에는, 법인세 인하 기조는 끝까지 지키고, 감액 예산으로 긴축재정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