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부산시가 한복문화 거점도시로 발돋움하겠다며 내보낸 홍보영상이 일본식 적산가옥에서 촬영된 것에 대해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일갈했다.
서경덕 교수는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가 후원하고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가 만든 한복 홍보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의 배경 중 한 곳이 전통 한옥이 아닌 일본식 적산가옥이어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적산가옥은 일본 양식의 집으로, 해방 후 정부에 귀속됐다가 일반에 넘어간 집이다.
서 교수는 영상 속 등장하는 장소에 대해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명소라고 하지만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요정)으로도 쓰였던 곳"이라며 "한복을 홍보하는 영상을 이곳에서 촬영한 이유가 뭘까"라고 했다.
서 교수는 이어 "안 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도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며 "이처럼 중국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