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대기업 "내년 고용한파 없다"

Photo Image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방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생산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왼쪽부터 피에 캐티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조센터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이 부회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노균 삼성바이오로직스 EPCV센터장, 제임스 박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영업센터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바이오 대기업이 내년 일자리 창출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바이오 대기업은 투자를 강화하며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년 동안 20% 가까이 직원을 늘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에도 인력 확보가 예상된다. 새해 상반기까지 4공장을 100% 가동해야 하는 등 일감이 쌓였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에 3745명이던 직원을 올해 3분기 기준 4475명으로 730명 늘리는 등 바이오 업계 고용을 주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내년 채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성장에 따라 대규모 채용으로 바이오 산업 일자리 증가를 견인해 왔다”며 확대 기조를 이어 갈 방침을 내비쳤다.

셀트리온은 3공장 완공을 염두에 두고 고용을 확대한다. 셀트리온은 2023년 11월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에 3공장을 완공하고 연말부터 밸리데이션(공정 보증)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3공장 운영에 따라 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채용 규모가 줄어들 일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대규모 바이오 공장(메가플랜트) 투자를 추진하고 있어 바이오 업계 인력을 빨아들일 블랙홀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까지 공정, 플랜트, 정보기술(IT), 경영지원 등에서 인력을 모집했다. 내년에 미국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국내 메가플랜트 건설이 구체화되면 대규모 인력 채용에 다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채용 움직임에 따라 업계에서 인력 이동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인원이 소폭 줄어든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내년에는 확장 기조로 방침을 세웠다. SK 바이오사이언스는 팬데믹 기간에 중단한 독감 백신 생산을 내년부터 재개한다. 대상포진·수두 백신 사업도 국내외에 적극 펼친다는 계획이다. 본업으로 돌아온 만큼 생산 현장 인력을 늘려야 한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차세대 플랫폼 연구와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만큼 이를 이끌 박사급 핵심 인재 확보도 필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필요한 인력 위주로 늘려 가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소·중견기업에서는 인력 이탈과 구인난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스타트업에서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아직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은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는 등 자금 흐름이 경색되고 있다”면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현 인력 유지 자체가 어려운 기업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