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레디밀 시장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레디밀은 가정간편식(HMR)의 일종으로,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데워 먹는 식품이다. 고물가 기조로 인한 '런치 플레이션'에 대응해 편의점 도시락, 냉장죽 등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레디밀 제품 판매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레디밀 판매액은 2조17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0% 증가했다.
냉장 레디밀 판매 신장률이 가장 높다. 올해 냉장 레디밀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2% 늘어난 7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지난 2020년 1.8%에서 지난해 10.7%까지 오르는 등 해마다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에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냉동 레디밀의 성장세는 주춤하다. 2019년, 2020년 성장을 지속하던 냉동 레디밀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냉동 레디밀 판매액 또한 93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증가에 그쳤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냉동 레디밀 시장을 지배하던 냉동만두가 다른 레디밀 제품과의 경쟁에서 서서히 밀리는 모습”이라면서 “최근 냉동 밀키트가 늘어난 점도 냉동 레디밀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비중이 가장 작은 상온 레디밀은 꾸준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올해 상온 레디밀 판매액은 51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5% 상승했다. 레디밀 시장 성장의 핵심 배경은 고물가로 인한 소비자 인식 변화다. 박윤진 유로모니터 식품·영양 부문 수석연구원은 “국내 냉장 레디밀 시장은 가성비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유명 레스토랑, 식품사와 협업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며 “가성비와 맛을 앞세우면서 기존 편의점 도시락에 관심 없던 소비자도 레디밀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 국내 레디밀 시장 규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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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로모니터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