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출자' 큐어버스, 뇌질환 치료제 개발

알츠하이머·다발성 경화증 등
신약 후보 2종 '효능·약물성↑'
창업 1년 만에 81억 투자 유치
2024년부터 임상 돌입 목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자기업 큐어버스가 '효능'과 '약물성'을 겸비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후보 물질이 아직 비임상 단계지만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큐어버스는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발성 경화증 등 난치성 뇌·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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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버스 연구진이 저분자 신약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첫 번째 파이프라인 임상 후보인 'CV-01'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 치료를 위한 것이다. 증상 완화 수준인 기존 약과 달리 실제 치료 효과 창출이 목표다. CV-01은 Keap1, Nrf2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막아 뇌 질환 치료 효과를 보인다. Nrf2 단백질은 세포 방어기전 관련 유전자 발현을 돕는다.

뇌 질환과도 연관이 깊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Nrf2 기능이 현저히 저하되는 예가 많은데 Keap1 단백질은 이런 Nrf2와 결합해서 그 역할을 제한하고 기능을 조절한다. CV-01은 Keap1의 특정 아미노산을 변형시켜 Nrf2와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이로써 Nrf2 활성화 조절이 가능해진다.

큐어버스는 CV-01이 기존 뇌 질환 치료제와 차별화한 효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련 효능 검증에 주로 쓰이는 '모리스 수조실험' '수동적 회피 실험(PA 테스트)' 등에서 CV-01을 쓴 치매 쥐 모델이 정상 쥐와 유사한 학습·기억 능력을 보였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모두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약물성도 뛰어나다. 약물성은 약 특성 발휘에 필요한 종합적 성질이다. 흡수·분포·대사·배출이 잘 이뤄지는지와 독성은 없는지 등이 그것이다. CV-01은 이를 다루는 'ADME/Tox' 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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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사진 중앙)이 큐어버스의 뇌질환 신약 개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두 번째 파이프라인 'CV-02'는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기존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혈액 내 면역세포 이동을 조절하는 'S1P1' 단백질이 치료 타깃이다. 부작용을 해결했다는 점이 차별화다. 기존 치료제는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을 유발할 수 있다. CV-02는 S1P1의 구조 변화를 일으켜 부작용과 관련한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막는다. 부작용 대신 치료 관련 상호작용이 늘어나면서 효능 역시 덩달아 증대된다. 큐어버스는 사람 심장 조직을 이용한 테스트 결과 다국적 회사의 경쟁 약물 대비 부작용 안전성이 100분의 1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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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버스는 저분자 신약개발 기술력을 인정받아 연구개발특구 혁신기업 경진대회에서 장관상인 기술대상을 수상했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신약 개발은 파이프라인이 핵심이고 올바른 구조의 우수한 파이프라인이라는 데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공동창업자인 박기덕 KIST 뇌질환극복연구단장과 진정욱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앞으로도 꾸준히 우수한 파이프라인과 약물을 개발, 성과를 이어 가겠다”고 전했다.

성과 창출에는 KIST의 지원이 있었다. 큐어버스는 KIST의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기회로 창업했다. 큐어버스는 창업 1년 만에 81억원 시리즈A 투자를 끌어냈다. '2022 연구개발특구 혁신기업 통합 IR 경진대회'에서 기술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파이프라인 비임상 과정을 내년 초에 마치고 2024년부터 임상에 들어가서 성과를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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