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릭스가 글라스 기판으로 반도체 패키징 혁신에 도전한다. 표면이 깨끗한 유리 기판에 미세회로를 구현해 성능을 40% 이상 향상할 수 있다. 전력 효율도 높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부합한다.
김성진 앱솔릭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22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테크페어'에서 글라스 기판을 통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을 소개했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SKC 자회사다. 앞서 SKC는 세계 최초로 글라스 기판 사업화를 선언했다.
김 CTO는 고성능컴퓨팅(HPC) 시장 확대에 따른 패키징 고도화를 글라스 기판 개발 배경으로 들었다. 김 CTO는 “5나노 칩 개발에 7000억원이 드는데 성능 개선 효과는 20%에 불과하다”며 “이종접합 패키징으로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로, 세로 100mm 이상 대면적과 2um 이하 배선폭, 저전력 구현 등을 HPC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김 CTO는 “글라스 기판으로 새로운 이종집합 패키징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반도체 패키징은 실리콘 인터포저를 중간기판으로 두고 칩을 쌓아야 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소재인 플라스틱은 표면이 거칠어 미세회로를 새길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글라스 기판은 중간 기판 없이 바로 반도체 칩을 연결한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같은 수동소자는 글라스 기판 내부에 실장된다.
김 CTO는 “글라스 기판을 활용해 패키징 두께는 절반가량 줄고 성능은 기존 대비 40% 향상된다”고 말했다. 앱솔릭스는 글라스 기판 상용화를 위해 7대 표준공정을 확립했다. 최근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생산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김 CTO는 “글라스 기판은 저전력을 구현해 ESG 경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글라스 기판을 적용하면 동일면적에 데이터 처리량을 8배 늘릴 수 있다. 전력사용량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김 CTO는 “글라스 기판은 소재·부품·장비업체 협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내년 협력사와 기술 로드맵을 공유하며 사업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