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침대축구의 종언이 가져온 승부의 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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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섭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겸임교수

로스타임(Loss time)이라는 꼼수 아닌 '꼼수‘가 사라지니 선수들은 ’진검승부‘에 몰입하게 되었다.

FIFA 랭킹 51위인 사우디가 3위인 아르헨을 격파하는 ‘대이변’이 연출되었다. ‘가끔씩’ 통계의 법칙을 ‘발라버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이변이 연출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개연성’이지만, 어제 양국의 승부는 여러가지 면에서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째, 전략과 전술보다는 ‘진정성’이 우선임을 보여주었다.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과 경기에 임하는 진정성이 합쳐질 때 ‘겉으로 보이는’ 허장성세는 순식간 무너지게 된다.

둘째, 과학기술의 진보 앞에서 우리 모두는 진솔해져야 한다. 아르헨의 수호신 메시와 걸출한 영웅 마르티네스의 골은 AI를 장착한 카메라의 눈 앞에서 모두 ‘무효’처리 되었다. 단순히 영웅의 실수가 아니라, 이제 ‘바람난 아담’은 숨을 곳이 없음을 인류에게 각인시켜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인류 모두가 아담인 것이다. 우리가 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다.

셋째, 승부는 매일매일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사우디와 아르헨의 경기를 통해서 인류는 지나간 과거는 의미가 없음을 ‘의미 있게’ 목도하였다. 승부의 ‘뉴패러다임’이 시작된 것이다. 새로운 환경과 업그레이드된 기술은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음을 증명해 주었다. 인간이 어제의 ‘오해’와 ‘좌절’을 잊고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오늘이 어제보다 행복하다.

내일이면 한국팀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경기를 벌인다. 어떤 이변이 연출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사우디의 승리가 한국팀에게 ‘우호적인 전조’임에는 틀림이 없다. 경기를 ’한다’가 아닌 ‘벌인다’라고 쓴 것은 ‘일을 계획하여 시작한다‘는 국어사전의 뜻을 겸허하게 따랐기 때문이다. 벤투호가 어떤 일을 ’벌일‘지 궁금한 날이다.

필자 소개: 정희섭은 팟캐스트 '브라이언 정의 세계도시여행 이도저도' 진행, EBS '세계테마기행' 큐레이터 등으로 알려진 여행전문 작가로, 현재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겸임교수 재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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