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플래그십 모델 '7시리즈' 신형 모델을 다음달 국내에 출시한다. BMW는 신차를 앞세워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뒤졌던 대형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진다.
BMW코리아는 12월 중순을 목표로 최상위 대형 세단 신형 7시리즈를 소개하는 공식 출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어 내달 말에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X7도 판매를 시작한다.
BMW와 딜러사들은 신차 출시 전부터 대형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주요 전시장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7시리즈와 X7을 포함해 럭셔리 클래스 제품을 소개하는 프라이빗 프리뷰 행사를 여는 등 사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977년 데뷔한 7시리즈는 BMW 기술 혁신을 보여주는 아이코닉 모델로 자리해왔다. 판매량 면에서는 동급 강자 벤츠 S클래스 아성을 넘진 못했다. 지난해 신형으로 교체되며 연간 판매 1만대를 돌파한 S클래스는 올해 1~10월 9854대 기록적 판매량을 올렸다. 같은 기간 7시리즈는 2630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BMW가 내달 선보일 7시리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기존 7시리즈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파격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7세대 완전 변경 모델에 해당하는 신형 7시리즈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완전히 탈바꿈한다. 상하로 분리한 헤드라이트를 중심으로 거대한 키드니 그릴 등을 통해 BMW가 나아갈 미래 디자인 정체성을 보여준다. 실내는 31.3인치에 달하는 시어터 스크린을 탑재하는 등 플래그십 대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시장 트렌드에 발맞춘 파워트레인 다변화도 주목된다. BMW는 가솔린 모델 외에 7시리즈 최초의 전기차 버전인 'i7'를 동시에 내놓고 벤츠 S클래스급 전기차 'EQS'에 정면으로 맞선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 740i s드라이브 1억7300만~1억7630만원, 전기 모델 i7 x드라이브60 2억1570만~2억1870만원이다.
세단과 달리 대형 SUV 시장에서는 BMW가 벤츠를 앞선다. X7은 올해 1~10월 3911대를 판매하며 동급 모델인 GLS(1570대)를 압도했다. 신형 모델 교체를 기점으로 X7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플래그십 대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는 목표다.
신형 X7은 부분 변경 모델임에도 신차급 디자인 변화를 준다. 7시리즈처럼 상하로 분리한 헤드라이트로 디자인 통일감을 이어가며 새 디지털 계기판과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넣어 실내 조작성도 크게 개선한다. X7 예상 가격은 1억3000만~1억7500만원이다.
올해 수입차 왕좌를 두고 BMW와 벤츠가 벌이는 판매 1위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BMW(6만4504대)와 벤츠(6만3791대)의 누적 판매 격차는 713대에 불과하다. 양사는 1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달 들어 딜러사별로 일부 차종에 대해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올해 남은 기간 판매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1월과 12월 두 달간 판매 실적에 따라 BMW가 벤츠를 제치고 7년 만에 1위 탈환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