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30년간 냉동 보관된 배아에서 쌍둥이가 태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사는 레이철, 필립 리지웨이 부부 사이에서 쌍둥이 남매 리디아와 티머시가 태어났다.
부부는 익명의 기부자가 기증한 배아를 통해 쌍둥이를 출산했다.
쌍둥이의 배아는 지난 1992년 4월 22일에 냉동됐으며,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의 배아 중 가장 오랫동안 냉동 보관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전했다. 기존 최장 기록은 27년이었다.
리지웨이 부부는 임신에 앞서 배아를 고르기 위해 기증자의 신체, 유전 조건, 교육 수준, 직업, 영화나 음악과 같은 문화적 취향 등의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리지웨이 부부는 기증자의 번호가 앞자리일수록 더 오래전에 배아를 기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순서상 앞 번호에 위치한 기증자를 고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쌍둥이의 아빠인 필립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냉동된 배아를 얻으려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단지 우리는 가장 오랫동안 기다려온 배아를 원했다"고 밝혔다.
부부에게는 이미 8살, 6살, 3살, 생후 24개월이 다 돼가는 아이 등 4명의 자녀가 있다. 필립은 "(이번에 태어난) 쌍둥이는 우리 집에서 가장 어린아이들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큰 아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부부가 체외수정 방식으로 임신을 준비할 때 실제로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배아를 생산한다. 여분의 배아는 미래의 자녀 계획을 위해 냉동 보관되거나 과학 연구 혹은 이번 리지웨이 부부의 사례처럼 임신을 계획하는 다른 부부를 위해 기증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생식의학회 윤리위원장인 시걸 클립스타인 박사는 기증된 배아는 불임으로 고생하는 부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