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이자도 부담…3분기 실질소득 2.8%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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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이 전년 대비 줄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 요인을 걷어낸 실질소득은 지난해 3분기 대비 2.8% 감소했다. 실질소득 감소는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3분기를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5년 만의 감소다.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9%를 기록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명목소득과 실질소득 추이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지난해 3분기부터 조금씩 벌어졌다”며 “소비자물가 상승이 소득에 영향을 줬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소득 증가율이 저조한 이유는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원금을 포함한 이전수지는 명목소득 기준 전년 대비 18.8% 줄었다. 작년 3분기에는 상생지원금과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등이 지급돼 이전소득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바 있다. 고용시장 호조로 근로소득은 5.4% 늘었고 사업소득은 12%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270만2000원으로 지난해보다 6.2% 늘었다. 물가 요인을 배제한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가계의 소비는 그대로인데 물가가 오르면서 나가는 돈은 더 늘어난 것이다. 품목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실질 기준 12.4% 감소했다.

물가 상승으로 나가는 돈은 많아지는데 이자부담까지 늘었다. 가구당 비소비지출은 101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특히 이자비용의 증가 폭이 19.9%로 가장 컸다. 증가율로는 3분기 기준으로 2018년(28.7%) 이후 가장 높다.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이자 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385만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에서 각종 소비지출을 제외한 가계 흑자액은 114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도 전체 가구의 25.3%에 달했다. 1분위 가구의 경우 오히려 월평균 34만3000원의 적자를 봤다.

빈부격차도 벌어졌다. 분위별 소득 증가율은 상위 20%인 5분위에서는 3.7%를 기록했으나 하위 20%인 1분위는 오히려 1% 감소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은 5.75배로 전년 동기 대비 0.41배포인트(P) 상승했다. 이 배율이 커진다는 것은 분배의 악화를 의미한다.

가계지출 증가율도 분위별 차이를 보였다. 1분위 가구의 지출 증가율은 4.5%로 5개 분위 중 가장 낮았다. 1분위 가구가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인 분야는 주류 및 담배(-8.2%)였다. 5분위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을 11.8% 줄였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