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재고 압박' 생산률 10%P '감축'

양사 합산 재고자산 70조원 달해
수요 둔화…공장가동 속도 조절
에어컨·세탁기 효자상품도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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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LG 주요 제품 생산라인 가동률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생산라인 가동률이 최대 10%포인트(P)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둔화에 따라 재고가 급증하면서 생산량을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의 합산 재고자산은 약 70조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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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생산라인

삼성전자와 LG전자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가전 품목 가동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0%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삼성전자의 영상기기 생산라인 가동률은 75.4%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P 하락했다. 2분기(74.4%) 역시 전년 대비 3.3%P 떨어져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LG전자도 올해 3분기 냉장고와 세탁기 생산라인 가동률은 각각 113.3%, 88%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4%P 및 1.5%P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에어컨 생산라인 가동률은 102.9%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4%P나 떨어졌다. 효자 상품인 세탁기와 에어컨마저도 올해 생산라인 가동률이 추락했다. 올해 1·2분기 세탁기 생산라인 가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5.8%P, 3.8%P 하락했다. 에어컨은 1분기(-13.8%p), 2분기(-15.7%p)를 포함해 3분기까지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LG전자 TV 생산라인은 올해 1·2분기 모두 지난해 대비 가동률이 14.3%P, 1.4%P 떨어졌지만 3분기에 0.7%가량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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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생산라인 가동률 하락은 수요 둔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가전업계는 지난해까지 생산량을 늘렸지만 올해 들어 수요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재고자산은 57조31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조8016억원)과 비교해 51.5% 급증했다. LG전자도 3분기 재고자산 규모가 11조20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9581억원) 대비 12.5% 늘어났다. 3분기 기준 삼성과 LG전자 재고 회전율은 각각 3.8회, 5.8회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모두 0.7회씩 떨어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를 평균 재고자산으로 나눠 산출한 값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진다.

가전제품 공급량 조절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물가, 환율 등 '3고(高)'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전 소비심리 역시 한동안 얼어붙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재고 부담까지 가중돼 당분간 생산량을 줄이면서 재고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LG전자 주요 제품 생산라인 가동률(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생산량(대), 가동률(%)>

삼성·LG '재고 압박' 생산률 10%P '감축'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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