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韓·中 경쟁력 평가 보고서
韓, 원료 공급 대부분 중국산 의존
정책 변화·물류 여건 등에 영향 커
4대 소재부품 세계시장 점유율 낮고
폐배터리 재활용도 진입 단계 수준
“해외자원 개발 등 정책 지원 시급”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 공급망이 경쟁국인 중국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원료 광물 수입의존도가 높고 중국 등 주요국 육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이차전지 업계의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조성 등 정책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김유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전략연구센터장에게 의뢰한 '한국과 중국의 이차전지 공급망 진단 및 정책 제언' 보고서를 기반으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산업을 공급망 단계에 따라 원료, 제조·생산, 재활용 등 3개 분야로 나눈 후, 분야별로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을 평가했다.
원료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매우 미흡(1.3점)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원료공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국내에 리튬, 코발트, 니켈 생산은 전무하며 정·제련된 가공품 형태로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이차전지와 전기차 산업은 중국의 정책변화나 물류 여건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에 비해 보통(3.3점)을 기록한 중국은 광물의 정·제련 분야에서 이차전지 소재부품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황산코발트 등의 생산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원료 접근성과 조달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생산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보통(3점)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이차전지 완제품의 제조경쟁력이 우수하다. 반면,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대 이차전지 소재부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낮고 해외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제조·생산 분야 경쟁력이 우수(4점)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4대 소재부품 분야 모두에서 세계 1위 생산국이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도 세계 1위다. 중국은 최근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우수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개발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재활용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는 미흡(1.8점)을 기록했고 중국은 우수(4.3점)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 이제 진입단계로 수거·재제조 관련 제도와 기술 기반 취약하다. 반면 중국은 2016년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정책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업은 4만600개, 전기차 리튬배터리 회수 서비스망은 총 1만4899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 공급망 강화를 위한 과제로 원료·광물 해외자원개발, 공급망 정보 플랫폼 구축, 재활용 활성화 등 추진을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는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떨어지고, 특히 원료 확보와 폐배터리 재활용 부문이 취약한 만큼 해외자원개발과 재활용 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