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무게를 89% 줄인 소형 로봇이 일본에서 등장했다. 플라스틱 신소재 기어를 사용해 중량을 대폭 줄였다. 로봇은 상용화할 경우 에너지 사용량을 감축해 탄소중립 사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미쓰이화학은 최근 와세다대 연구팀과 함께 초경량 손가락형 로봇을 개발했다. '루브머(LUBMER)'라는 플라스틱 기반 신소재로 기어를 만들었다. 기어 무게는 89% 줄어들었다. 개발팀은 손가락형 로봇 구동 시 에너지 소비를 3% 이상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다관절 로봇은 모터, 기어, 감속기, 엔코더, 브레이크 등 부품으로 구성된다. 모터는 전기에너지를 공급받아 움직인다. 모터는 속도는 빠르지만 가동하는 힘이 작은 편이다. 감속기가 모터 속도를 조절하고 움직이는 힘을 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엔코더는 관절이 움직이는 각도를 측정하고 브레크는 충돌 위험을 방지한다.
로봇 핵심 부품이 대부분 금속으로 구성되다보니 무게가 상대적으로 무거워진다는 점이 연구팀의 과제였다. 사람 손 크기 모양의 로봇을 만들면 보통 기어 무게만 700g에 달했다. 로봇이 무거워지면 크기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미쓰이화학은 대안으로 고강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프레임과 외관 부품 등을 제작했다. 근본적 무게를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미쓰이화학은 구동 기어를 경량화하기 위한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루브머를 활용한 플라스틱 기어를 제작했다. 루브머는 폴리에틸렌(PE)보다 분자량이 가볍고 마찰이 적은 특성이 있다. 미쓰이화학은 와세다대와 공동으로 플라스틱 기어 탑재 관절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로봇 연구팀은 기어 소재만 변경해도 중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고 에너지 절약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어 소재가 플라스틱 기반이다 보니 금속 재질보다 강도가 떨어지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연구팀은 현재 개발한 기어가 부하가 상대적으로 적은 부위에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점을 인정했다.
미쓰이화학과 와세다 등 연구 개발팀은 팔꿈치, 어깨, 몸통 등 더 높은 하중을 견디는 기어 부품 개발 목표를 세웠다. 내년에는 공을 던지는 투구 로봇에 신소재 기어를 탑재한다. 인간형 로봇으로 기어 활용 범위를 늘릴 계획이다. 연구팀은 전신 인간형 로봇을 만들면 에너지 효율이 10~20%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내구성, 실용성, 저소음 등 성능 검증을 통해 인간형 로봇뿐만 아니라 협동로봇과 같은 산업용 로봇에도 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는 세계 로봇시장 규모가 2020년 277억3000만달러(약 36조 4900억원)에서 2026년 741억달러(약 97조61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