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F 2022]센서·반도체 산업 육성에 흩어진 역량 모아야할 때

DGIST, 센서와 반도체 주제 DGIF 개최...센서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 표명
주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사장 등 국내 반도체 전문가 총 집결 강연
토론회, "국내 기업 핵심소재 원천기술 부족...기술·인력 한 곳에 집중 필요"

'센서(Sensor)'는 미래산업 핵심 기반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코어 기술이다. 이미 전 세계는 매년 1조개 센서를 생산하는 시대(Trillion Age)에 돌입했다. 2020년 글로벌 센서 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에 달했고, 오는 2025년엔 2500억달러(30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센서 시장은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이 이끌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센서 산업 기술 경쟁력은 선진국의 65% 수준이다. 소재·설계·설비·양산 등 센서 산업 전반의 기술 수준이 낮아 센서 산업 육성 생태계 조성이 더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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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지난 9~10일 이틀 동안 대한민국 센서 산업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DGIF 2022(DGIST Global Innovation Festival 2022)'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국제학술연구대회에서는 행사 개최 10년 만에 처음으로 '센서와 반도체'라는 주제를 다뤘다. 올해 슬로건은 '센서가 가져올 미래, DGIST와 함께'였다. DGIST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와 센소리움연구소가 공동 주관했다. 센서 반도체 분야 국내외 산·학·연 연구자 및 1500명이 참석해 열띤 강연과 토론을 벌였다. 특히 올해는 DGIST가 대구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D-FAB을 활용한 센서 반도체 산업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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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DGIF는 센서, 반도체 관련 DGIST 연구현황과 우수한 연구인프라를 소개하면서 국내 센서, 반도체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 및 협업 기회를 밀도 있게 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수도권이 아닌 대구에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한국센서학회, 서울대 등 국내외 산학연 센서 전문가들이 총집결해 관련 분야 기술을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비수도권 중심 센서 반도체 산업 생태계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학술대회장에서는 국내외 센서 및 반도체 전문기업의 전시 부스를 마련해 기업 현황을 소개하고, 전시 참가기업 간 협력 네트워킹이라는 성과도 거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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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와 반도체를 주제로 DGIST가 개최한 DGIF 2022 개막식 장면

'DGIF 2022'에서는 첫날 주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사장과 최지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이 국내외 센서 및 반도체 연구 동향에 대해 기조 강연했다. 주 부사장은 '삼성에서의 센서 연구'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삼성이 지난 10년 그리고 향후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센서 연구 방향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10년 전 메타 표면 광학을 기존 기술보다 잠재적으로 우수하고 상업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인식, 자체 연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학들과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수행했다”면서 “현재 삼성의 연구는 메타 물질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 장치에서 더 작고 효율적인 다기능 이미징 및 감지 기능을 구현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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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사장이 기조강연하고 있다.

그는 “메타 물질 시장 규모는 10년 후 1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5G 네트워크로 구동되는 IoT, 센서, 관련 서비스 등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부사장은 이어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 보다 편리한 맞춤형 건강 모니터링 및 진단, 보다 밝은 서브마이크론 픽셀 CMOS 이미지와 같은 다양한 센서 애플리케이션을 대상으로 한 메타 물질에 대한 지속적인 상용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지원 KIST 책임연구원은 '한국센서학회의 현황 및 뉴로모픽센서/반도체의 연구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최 연구원은 “뉴로모픽 컴퓨팅은 인간 지능을 기계로 모사하고자 시냅스 및 뉴런의 작동방식을 모방해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적은 에너지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뉴로모픽 컴퓨팅 중에서도 인간의 뇌 신경세포 체계 여러 감각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는 인간의 오감 인식 센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인간의 생물학적 감각 시스템은 감각 수용기를 통해 외부 자극을 전기, 화학적 신호로 변환하고 이 신호가 신경세포나 신경 다발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 같은 방식을 하드웨어로 구현하기 위해 센서로부터 감각 정보를 수집하고 전기적 신호로 변환, 신경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뇌에 전달된 후 인공지능을 통해 감각을 학습하고 인지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내 산·학·연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어진 센서 기술 전문 학술연구단체인 한국센서학회 및 센서협회를 소개하고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뉴로모픽용 반도체 및 센서 시스템에 관해 소개했다.

최 연구원은 “인체 감각을 모방한 기술은 응용 분야가 다양하고, 향후 발전 가능성 및 활용성이 높다면서 AI 로봇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디바이스, IoT, 스마트카 등 첨단 전자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어 미래 신사업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바일 센서 분야에서는 김회준 DGIST 교수, 김영훈 성균관대 교수, 박성규 중앙대 교수, 장홍원 서울대 교수,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등이 참석해 강연했다. 또 바이오센서 분야에서는 김준서 DGIST 책임연구원, 이병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강홍기 DGIST 교수, 박재영 광운대 교수, 이윤희 DGIST 선임연구원이 각각 발표했다.

이튿날인 10일에는 이승수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대표가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황준석 서울대 교수가 '새로운 문명과 개척을 통한 대전환:융합된 글로벌 스마트시티를 위한 새로운 전략적 인프라'라는 주제로 각각 기조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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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이사가 정책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대한민국 센서 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열린 센서 산업발전 토론회에는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가 전문가 발제를 하고, 이상철 삼영S&C CTO,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실장, 김희연 나노종합기술원(NNFC) 센터장, 조태제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 김용국 신성사운드모션 대표가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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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센서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열린 센서산업발전 토론회 모습. 왼쪽부터 조태제 DGIST 교수,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실장, 이상철 삼영에스앤씨 CTO, 김용국 신성사운드모션 대표, 김희연 나노종합기술원 센터장

이번 토론에서는 센서가 미래산업 핵심 아이템으로 글로벌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 센서 기술 경쟁력은 선진국의 6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참석자들은 소재·설비의 경우 미국, 일본, 유럽이 선도하고 있고, 국내 기업은 핵심 소재 원천기술 부족, 대다수 국내 기업은 해외에서 센서를 구매 후 해당 센서들을 조합해 모듈화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개발(R&D) 투자비가 해외 선도기업은 15%인데 비해 국내 대기업은 7%, 중소기업은 2~5%로 낮아 센서 제품화,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발제에 나선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AI 시대엔 센서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모든 분야에서 센서 수요가 앞으로 급증할 것”이라면서 “센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간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센서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센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국내 센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해외 전시, 로드쇼 및 무역상담회, CES 한국센서관 운영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철 삼영S&C CTO는 “아쉽게도 국내엔 센서 기업을 위한 공공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센서 기업에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비용과 공정이다. 제한된 비용으로 사업화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는 센서 사업을 이끌어가기가 어렵고, 국내엔 대량생산 공정기술이 부족해 공정단계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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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센서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열린 센서산업발전 토론회 모습.

김희연 나노종합기술원 센터장은 “정부가 K-센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흩어져 있는 FAB간 기술적 갭이 크기 때문에 이를 메꿔주는 역할을 누군가 해야 한다”면서 “'코리아 센서 네트워크(KSN)'를 구축해 국내 센서협회, 학회, 조합, 기업을 하나로 엮어 국내 센서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센서 산업이 성장하려면 이처럼 분산된 인력, 자본, 기술을 통합해야 하고 DGIST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국 신성사운드모션 대표는 “8인치 일괄 양산공정이 국내엔 없기 때문에 CMOS에 기반한 멤스(MEMS) 사업화를 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DGIST가 의지를 갖고 인프라를 갖추면 기업들은 낮은 비용으로 관련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무엇보다 기술인력이 필요하다”면서 “DGIST가 관련 분야 기술인력을 양성해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실장은 “DGIST는 산·학·연이 하나로 묶여 있어 센서 반도체 산업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구시가 중점 육성하고 있는 로봇, 물 등 관련 산업은 센서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면서 “DGIST가 센서 산업 육성 의지가 강한 만큼 지자체로서도 모든 역량을 집중에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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