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이 석유화학업계 불황에도 실적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스페셜티 제품 위주 포트폴리오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DL케미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489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40% 급증했다. 누적 기준은 3조8427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125% 늘었다.
고실적은 스페셜티 중심 사업 구조에 기반한다. 자회사인 크레이튼은 스페셜티폴리머와 파인케미칼 분야 선도기업이다. 기술 특허를 1000개 이상 보유했다.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액은 7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증가했다. 누적 기준은 2조14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30% 늘었다. 올해 매출액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 약 2조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DL케미칼 관계자는 “크레이튼은 고유가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을 선제적 판매가 인상으로 해소했다”면서 “기술 경쟁력에 힘입은 시장 지배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크레이튼 인수 시점인 지난 3월 15일 이전 실적은 재무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실제 누적 매출은 4조원을 상회한다”고 덧붙였다.
자회사 카리플렉스도 힘을 보탰다. 이 회사는 글로벌 1위 IR라텍스 업체다.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74억원, 173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22%로 업계 최고다. 지난 7월에는 싱가포르에 약 5000억원을 투자, 세계 최대 규모의 IR라텍스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오는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면 실적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DL케미칼은 스페셜티 제품을 주력으로 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실적 성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 시황 악화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기술 개발과 신시장 개척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자회사들과 협업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