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는 한 달 새 2%포인트(P) 가까이 늘어난 데 반해 정기적금 금리는 상승세가 둔화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지배적으로 이들의 예·적금 금리 간 격차도 갈수록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이날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5.40%(12개월 만기)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정기예금 평균금리인 연 3.85%(12개월 만기)와 비교하면 1.55%P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초단기 자금 예치 상품인 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도 연 2.35%에서 연 3.85%로 크게 늘었다.
반면에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정기예금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연 3.47%(12개월 만기)로 전월(연 3.02%)과 비교하면 0.45%P 증가하는 데 그쳤다. 6개월 만기인 단기 정기적금은 이 기간 2.37%에서 연 2.73%로 증가해 불과 0.36%P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단기간에 크게 올린 것은 자금조달을 크게 늘리기 위한 것이 반영됐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상승에 맞춰 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고객확보·이탈방지를 위해 일정 기간 목돈을 맡기는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인상한 것이다. 반면에 정기적금의 경우 매달 들어오는 돈이 10만~50만원 수준으로 크지 않아 저축은행들이 꺼리는 것이다. 이에 수신상품에 자금조달을 의존하는 업권 특성상 정기예금 유치에 적극적이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특판에 한해 연 6%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곳도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 지난달 OK저축은행이 'OK정기예금' 'OK안심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기존 대비 최대 1.3% 인상한 연 6.5% 특판을 내놨고, 다올저축은행과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들도 연 6.5%, 연 6.0% 특판을 진행했다.
게다가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가입자가 이미 가입한 상품을 해지해 다른 상품에 다시 가입하는 '수신상품 갈아타기'도 확대되고 있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 가급적 정기예금 가입 기간을 짧게 가지고, 12개월 만기 상품에 가입한 지 3~5개월 미만으로 얼마 되지 않았으면 해지하는 것이 더 높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등 정보가 퍼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런 추세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제1금융권인 은행들의 정기예금 이자가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기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의 경우 정기예금 금리가 연 5.00%(12개월 만기)를 기록하고 있다. 6개월 만기 초단기 정기예금 상품도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이 연 4.70%로 일부 저축은행 대비 높다.
자료=저축은행중앙회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