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3Q 실적 먹구름..."북미·유럽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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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용산 사옥. [사진=아모레퍼시픽]

중국 소비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3분기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더욱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됐고 손실 폭은 더욱 커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1·2위사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에 제동이 걸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2% 감소했다. 연간 누적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45.4% 줄어든 193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사업은 면세 채널 부진의 영향으로 18.6% 하락한 58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면세 등 수익성이 높은 채널의 매출이 하락하며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해외 사업도 중국 소비 둔화의 여파로 아시아 지역 매출이 하락하며 12.8% 감소한 334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도 연결 기준 44.5% 감소한 19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870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 순이익은 1274억원으로 46.8% 줄었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 부문 타격이 컸다. LG생활건강 3분기 화장품 부문 매출은 7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76억원으로 68.6% 급감했다.

대표 화장품 브랜드 '후' 3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다. 올해 누적으로는 41% 감소한 수치다. 다만 LG생활건강은 오휘(22%)와 CNP(2%) 등 브랜드 매출이 늘면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화장품 양대 기업인 두 회사의 매출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매장 영업 중단 여파와 해외 관광객 감소로 면세사업도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중국 규제당국의 수입 화장품 등록 기준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액은 올해 5월을 제외하고 9월까지 매월 수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줄어들었다. 3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7월 6억1400만달러 △8월 6억2400만달러 △9월 7억4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 8.8%, 14.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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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북미와 유럽 등 국가로 눈을 돌려 타개책을 구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작년 4월 미국 10대 타깃 브랜드 더크렘샵 지분을 인수했다. 더크렘샵은 미국에서 신제품 출시와 채널 확대를 통해 관심 고객수(인스타그램 팔로워 46만명)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브랜드 매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북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미국 클린뷰티 브랜드인 타타하퍼를 인수하고 라네즈, 설화수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주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북미 전체 매출이 97% 성장했다. 라네즈의 경우 7월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뷰티 & 퍼스널 케어' 부문 판매량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Winning Together'의 경영 방침 아래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의 3대 추진 전략을 실행 중”이마려 “강한 브랜드의 완성을 위해 엔진 상품 육성, 데이터 기반의 고객 대응 강화, 더마(Derma)와 웰니스(Wellness) 등 잠재력 있는 비즈니스의 확장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