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직격탄을 맞았다. 강력한 방역 조치에 따라 근무 가능 인력이 빠르게 줄면서 현지 최대 공장의 가동률 저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최대 아이폰 생산거점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직원이 열악한 생활 환경과 당국의 방역 조치를 피하기 위해 직장을 떠나고 있다고 31일 전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20만명 이상 직원이 근무하는 주력 생산거점이다. 애플의 아이폰14 프로·프로맥스 전량을 생산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해당 공장 직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PCR 검사 등 방역 대책을 한층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공장 출근자 수가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공정은 기존 대비 인력이 50%까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공장 직원 사이에서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장 식당을 폐쇄하면서 제대로 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직원이 폭스콘을 떠날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일부 직원은 현지 SNS 웨이보에 고향으로 돌아가려 해도 당국의 지역 폐쇄 때문에 철도, 버스 등 교통수단이 멈출 수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걸어서 귀향하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폭스콘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이들을 위한 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 사태가 애플의 공급망을 혼란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각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기 위한 구성요소가 모이는 핵심 생산 거점이 멈추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경제·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과 1명의 확진자가 발생해도 지역폐쇄, 비즈니스 제한, 대규모 검사를 요구하는 중국의 접근방식이 글로벌 공급망에 잠재적 위험을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