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은 진희정 한의약데이터부 박사팀이 '한증' 연관 유전지표를 발굴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에 게재됐다.
한증은 냉감을 많이 느끼고, 이로 인해 신체 기능과 대사활동이 저하되며, 저항력이 감퇴하는 증상이 특징이다. 특히 손과 발, 하복부 등에 추위를 느낀다.
현재는 진료 과정에서 문진, 촉진 등으로 추위 민감도, 창백한 안색 등을 종합해 한증 여부를 평가하는데, 미래에는 환자 유전 특징 등을 포함한 정밀의료서비스가 한의임상에 제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체분석 등을 통해 이런 정밀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4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전시민 건강 코호트 유전체역학 정보를 분석하고, 한증 연관 유전지표 56개를 찾아냈다. 이어 한증 관련 특정 유전형질을 가지는 그룹에서 혈액 내 염증반응이 더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한증과 관련된 유전지표가 CIRP 유전자 발현을 조절, 혈액 내 염증 조절 기능에 관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CIRP 유전자가 유전지표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함께 밝혀냈다.
CIRP 유전자는 △세포 증식 △생존 △텔로미어 유지 △종양형성 등 다양한 세포 과정에 관여하는 중요 유전자로서 현재 학계에서 유용한 바이오마커로 연구되고 있어, 이번 연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연구 결과는 향후 한증 민감성 유전연구의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희정 박사는 “한증과 관련된 유전지표가 실제 임상적 활용이 유용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라며“향후 대전시민 건강 코호트 자료를 활용하여 다양한 질환에 대한 한증의 유전 영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이를 통해 한의 진단 및 치료의 가치를 한층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용 원장은 “한열은 한의학의 가장 기본적인 진단개요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한의학적 진단의 유용성을 확인시킨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한의 예방관리 프로그램의 개발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서 추진하는 한의학연의 BIG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