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전과 TV는 전반적인 수요 둔화 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이뤘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익성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올해 3분기 생활가전(CE) 부문은 매출 14조750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5% 성장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은 7조8600억원을 거두면서 작년 동기 대비 비슷한 매출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가전 수요 둔화가 이어진 상황에서 매출 방어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5139만대로 예상했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대형가전까지 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
매출은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하락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올해 3분기 가전과 TV부문을 합친 영업이익은 2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00억원)과 비교해 67.1%나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이어진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과 함께 금리, 환율 등 영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갑작스러운 수요둔화로 재고까지 쌓이면서 수익성 악화를 심화시켰다.
전통적으로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유통행사가 있는 4분기가 가전 성수기인 만큼 연말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까지 예정돼 있어 활발한 마케팅으로 수요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월드컵을 겨냥해 네오QLED 등 프리미엄 TV와 함께 사운드바, 게이밍 모니터 등 관련 상품 판매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인 '비스포크 홈'을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 판매에 주력하는 동시에 재고관리를 위한 파격 프로모션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하만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정상화 조짐을 보이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올해 3분기 하만 매출은 3조6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작년 동기 대비 106%나 증가한 3100억원을 기록했다. 디지털 콕핏 등 커넥티드카 솔루션 수요 증가와 오디오 상품 판매까지 호조를 보인 영향이 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