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등으로 배관이 파손되면 스스로 복구하는 똑똑한 밸브가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은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의 정병창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산업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배관 파손으로 인한 누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 안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스스로 이를 찾아 신속히 복구하는 'K-스마트 밸브'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누출을 차단하고 배관계 본래 기능을 신속히 회복할 수 있다.
군 함정은 물론 일반 선박, 육상 및 해양 플랜트 산업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배관계는 작업자가 배관 내부 압력, 유량, 온도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때 원격으로 밸브를 개폐할 수 있는 '밸브 원격 제어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배관 파손 등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작업자가 상황을 침착하게 인지하고 대응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피해 복구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쳤을 경우 더 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에 개발한 K-스마트 밸브는 국내 해군 함정의 소화냉각계통과 같은 배관계에 우선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전투 중 적의 피격에 의해 예상치 못한 배관 파손 발생 시 승조원 통제 없이도 골든타임 안에 배관계 원래 기능을 회복함으로써 소화 용수나 냉각수 사용을 가능하게 해 화재가 확산하거나 무기체계 과열에 의한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밸브는 밸브 본체, 압력 센서, 액추에이터, 제어 모듈로 구성되는데 기존 원격 제어 밸브의 제어 모듈에 배관 파손을 인지하고 누출을 차단할 수 있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추가함으로써 간단히 K-스마트 밸브로 개선 가능하다.
또 이미 설치돼 있는 밸브 원격 제어 시스템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서도 K-스마트 밸브가 적용된 사고대응 시스템을 쉽게 구축할 수 있어 경제적인 비용으로 배관계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정병창 책임연구원은 “K-스마트 밸브는 배관 파손 사고 시 신속한 복구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센서 기반의 AI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할 수 있는 자율 기능이 있다”며 “향후 함정 등 군수 분야는 물론 선박, 육상·해양 플랜트 등 산업 현장에도 무인화 기술로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계연 기본사업 '인공지능 기반 기계 시스템 예측진단 및 사고대응 기술' 과제를 통해 수행됐으며 함정 소화계통 실제 적용을 목표로 비와이, 부산대와 공동으로 2023년부터 민군기술이전사업을 통해 실용화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