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경영이 세계적 화두가 됐다. 기업 대부분은 자사 이익을 추구하는 것 외에도 환경(Environmental),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을 반영해 기업을 운영해야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ESG 경영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아직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이 나와는 크게 관계없는 단어로 알고 있다. ESG 경영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이 모든 활동이 기업경영에 어떻게 미치는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국내외 기업 동향과 여러 기업이 이를 실천하는 사례와 방향을 짚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ESG 경영은 지구환경, 사회공동체,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유엔(UN)이 제시한 17대 지속가능 발전 목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기업은 가시적인 재무성과를 높이는 데만 집중했다. 숫자로 증명되는 지표에 신경 쓰기 바빴다. 그러나 앞으로는 비재무적 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드러날 수밖에 없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2월 대통령선거 TV토론에서 'RE100'이라는 키워드가 화제가 됐다. RE100에는 애플, 구글, GM, 골드만삭스 등 350여 개 글로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RE100은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함께 환경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국제기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함께 개최한 2014년 뉴욕 기후 주간에서 시작됐다.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GP)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제철 등 총 10여개의 기업에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했다. 애플, TSMC 모두 RE100에 가입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한국판 뉴딜 2.0중 하나인 그린뉴딜2.0에서 2050 탄소중립이라는 신설 과제도 추가했다.
기업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2022 FIFA 월드컵에 친환경차인 아이오닉5를 운영 차량으로 제공하기로 발표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선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리사이클링, 재활용 소재 사용 확대 등으로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추구하기란 상황이 녹록지 않다. 중소기업 중에서 ESG 경영 관련 활동을 진행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투입하고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이 수백 개의 지표를 관리하기 쉽지 않다. 컨설팅 비용만 1000만원을 웃돈다. 중소기업에 최적화한 ESG 경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정책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력 수급도 어렵다. 필자의 경우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으로부터 최근 탄소 절감 소재와 이를 이용한 공정에 대한 탄소배출 저감 평가를 받았다. 기술보증기금 중앙기술평가원으로부터 탄소 가치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이에 따른 비용 발생도 중소기업 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부분이지만 탄소중립, 탄소 저감 부분에서는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지표가 필요한 이유다. 전 세계에 ESG 평가기관은 약 130여개다. 평가 지표는 600개가 넘는다. 산업구조별로 별도의 ESG 경영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앞으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중소기업이 모두 ESG 경영 활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는 개별 기업의 여건에 맞는 표준화된 기준을 제시하고 지원 정책을 확대하기를 바란다.
박서규 켐코 기술연구소 이사 skpark@chemc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