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체계적 관리, 차세대 모빌리티 등 신산업 진흥
5G 특화망 활성화 앞장, 90여곳에 행정지원·기술분석
대국민 안전 서비스, 지상파 활용 재난경보체계 구축
# 30대 직장인 A씨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TV뉴스를 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출근 후에는 영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재택근무 중인 동료와 회의를 하고, 사내 클라우드로 참고자료를 공유한다. 퇴근 30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하게 잡힌 저녁 약속은 맛집예약앱으로 장소를 예약한다. 친구와 헤어진 후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면서 집으로 향한다.
※공동기획 :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디지털 혁신이 일상을 바꾸고 있다. 디지털 라이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공기와 같은 존재인 '전파'가 있기에 가능하다. 전기의 물결(파동)을 의미하는 전파는 정보전달의 매개체로 무선통신에 사용되고 그 범위는 TV, 휴대폰,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우리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전파는 공기 중에 일정한 주기로 진동하는데, 1초간 진동하는 횟수를 진동수 혹은 주파수라고도 한다. 디지털 대전환으로 주파수 자원 수요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주파수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시의적절하게 공급하기 위한 전주기 관리가 필요하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전파의 효율적 관리와 방송·통신·전파의 진흥을 위한 사업을 지원하고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전파법에 근거해 설립된 ICT전문기관이다.
KCA는 ICT산업 발전과 5세대(5G) 이동통신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전파자원 수요에 맞춰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신규 주파수를 발굴·확보해 공급하고 있다. 주요 통신망과 이동통신 기지국의 전파 혼·간섭을 예방하는 무선국 검사를 비롯해 통신 네트워크 구축과 항공기, 선박 등 인명안전과 재난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파자원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5G, 차세대와이파이 등 전파자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요자의 수요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급되던 기존 방식은 한계에 부딪혔다. 신규 수요가 기존 이용대역과 중복돼 이용자 간 갈등이 야기되고 인접 주파수 간섭 발생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디지털 혁신이 늦춰지고 국민 디지털 라이프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전파자원 관리는 적극적인 신규 수요 발굴과 기존 이용대역의 체계적 현황분석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분석결과를 통해 확보 가능한 자원을 미리 발굴·확보하고 적시 공급하는 선순환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KCA는 객관적·과학적인 기준을 통해 기존 주파수 이용효율을 평가하고 정비시기, 예상조치 등을 이용자에 사전 예보하는 '주파수 이용효율평가 체계'를 개발했다. 이는 전파자원 전주기 관리의 첫 단계이다. 발굴된 자원은 공동사용하게 하거나 회수·재배치하는 등 정비를 통해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적시 공급하는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공급된 주파수의 이용정보는 개방과 점검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 공장, 차세대 모빌리티 등 새로운 산업 영역에 대한 진흥도 전주기 관리체계의 한 축으로 기능한다. KCA는 글로벌 전파이용 환경변화에 대응해 세계 최고 무선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정부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파자원의 전주기 관리체계를 운영·고도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음5G지원센터 통해 기업 지원
KCA는 기업들이 기존 이동통신 상용망이 아닌 전용 주파수를 통해 특정공간(건물·공장 등)에서 도입하려는 최첨단 서비스에 특화된 맞춤형 5G 네트워크인 '5G 특화망'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KCA는 지난해 12월 대국민 공모를 통해 '이음(e-UM)5G'라는 새 이름을 선정해 같은 해 9월 개소한 지원센터에 '이음5G지원센터'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나와 우리, 그리고 사물과 사회를 이어준다는 의미다. 센터에서는 이음5G 도입을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을 대상으로 이음5G 주파수 신청에 필요한 행정지원, 기술분석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9월 기준 90여개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260여건의 문의와 지원요청에 대응했다.
지난해 말 국내 이음5G를 첫 도입한 네이버 클라우드를 시작으로 LG CNS, 세종텔레콤 등 7개 사업자가 5G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수행했다. 이음5G 도입을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컨설팅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찾아가는 컨설팅 서비스는 이음5G 도입을 희망하는 기업을 직접 방문해 도입 유형을 검토하고 상세 행정 절차를 안내한다. 주파수이용계획서 등 제출서류 작성내용 검토 등 컨설팅을 제공하며 희망 기업은 지원센터로 연락해 손쉽게 컨설팅 요청을 할 수 있다.
KCA는 연말 '이음5G지원포털'을 개설해 이음5G 주파수 할당·지정, 주파수 소요량 분석, 서비스·조정영역 산출 등 이음5G 주파수 신청에 필요한 행정·기술적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하고 해외 동향, 망 구축 모델 등 정보제공을 통해 이음5G 확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전파를 활용한 대국민 안전 공공 서비스 강화
KCA는 국민의 인명 및 재산피해 예방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CA는 검사현장에서 접한 어민들의 목소리와 관련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소형선박 해양사고 시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주변 선박에 즉시 조난 신호를 알릴 수 있는 원격 자동 조난 신호 발사 장비인 SOS워치(손목시계형)를 개발했다. SOS워치는 선박에 설치된 조난통신용 무선설비(VHF-DSC)와 연동된 휴대용 손목 장치를 이용해 원격으로 폴-DSC(초단파대 무선설비) 조난신호를 발사할 수 있다.
또, 지진·태풍 등 자연재난으로 인터넷 통신망 장애 발생 시 지상파 UHD 방송망을 활용해 재난 정보를 신속히 전파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광역권·제주권을 중심으로 사업지역을 선정해 해당 방송사(KBS, KNN, TBC, KBC, TJB, UBC)에 재난경보망을 구축했다. 노약자와 어린이 등 재난정보 소외계층 대상 전용 수신기 보급을 1030개로 확대했다. 재난경보 실시 매뉴얼을 마련하고, 전문가 협의체 운영, 전용 수신기 유지보수 등 수도권·광역권·제주권 시범서비스도 도입해 재난정보를 쉽고 빠르게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KCA는 K-콘텐츠 경쟁력 강화에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 국내 방송 콘텐츠의 발전과 해외 진출을 위해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우수 콘텐츠를 발굴해 집중 지원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미디어 중소·벤처기업 창업육성과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