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3연임 행보 논평
"경쟁 저해·공급망 단절 초래
차이나테크 혁신 가로막아"

3연임에 성공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내건 '제조 강국' 기조가 자국을 위협하는 '칼날'로 돌아갈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진단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16~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제조 강국'을 강조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닛케이는 강력한 권력 기반을 다진 시진핑 정권이 중국 내 자유 경쟁과 기술 혁신을 저해하고 공급망 단절을 초래, 오히려 제조 강국으로 가는 길을 방해하는 칼날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당 대회에서 “수준 높은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실현하고 혁신형 국가의 앞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시 주석이 '혁신'과 서로 모순될 수 있는 국가총동원체제에서 제조강국을 목표로 삼았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중국 정부가 추진한 통제 정책이 기업 성장을 막았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급성장한 민간기업이 국유기업으로 바뀌고, 고위층이 실각한 사례는 일일이 세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장 왜곡은 물론 제조 강국을 위한 혁신을 저해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같은 정부 통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해외 기업 간 차이를 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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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닛케이는 정보기술(IT) 대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주요 사례로 꼽았다. 중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서 두 기업의 성장세가 급격히 꺾였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자본의 무질서한 확대를 막는다며 독점금지법 등으로 통제를 강화하면서 '차이나테크'의 혁신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한 시진핑 정권에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이 타국과의 협력을 거부하면 제조 강국 기반이 될 시장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핵심 공급망도 끊어질 것으로 봤다.


미국 정부는 이달 초 중국을 상대로 첨단 컴퓨팅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등에 관한 수출 규제에 나섰다. 첨단 생산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시진핑 정권이 중점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자급자족' 목표는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닛케이는 “타국과의 협력을 도외시하는 강국 사상은 세계의 분단을 초래한다”면서 “우주개발에서 국가총동원으로 미국을 일시적으로 앞선 옛 소련의 붕괴가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3연임으로 견고한 집권 기반을 마련한 시진핑 정권은 중국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길을 막는 병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