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들어 두 번째 외환건전성협의회를 개최하고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0일 국제금융센터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를 주재하고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권의 외화 유동성 상황을 점검했다.
외환건전성협의회는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간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신설된 협의체다. 지난해 두 차례 회의를 열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열리지 않다가 지난 7월 외환시장 상황이 다시 불안해지자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최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데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금융기관 건전성 문제에 대한 위험 요인을 점검하는 한편,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대응 방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영국의 감세 정책 철회 등 영향으로 18일 환율은 전일 대비 12원 하락했으나 19일에는 다시 3.5원 오르는 등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환율 방어 여파로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8월 대비 19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2008년 10월 274억달러가 감소한 후 13년 11개월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방기선 차관은 “대외부문 리스크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계기관 간 빈틈없는 공조를 통해 외환부문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외환시장의 불안이 보험사 등 비은행권 단기 외화수요가 급증하면서 촉발됐다고 보고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외화 모니터링 지표를 도입한 바 있다.
회의에 모인 관계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전망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의 전반적인 외화유동성 상황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참석기관들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조달 및 소요 현황, 외화차입 여건 등에 대해 면밀하게 점검해나가기로 했다.
방 차관은 전날에도 외국계 투자기관 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외환·투자 관련 정책을 알렸다. 간담회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의 정책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방 차관은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외국인의 국채 투자와 원화 채권 디스카운트 극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