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악천후 상황에서 안정적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4D레이더 주변 객체 인지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 배포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총장 이광형)은 공승현 KAIST 조천식모빌리티대학원 교수팀이 이를 위한 데이터셋, AI 신경망과 개발 플랫폼, 벤치마크 등을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자율주행 자동차는 주로 카메라와 라이다(LiDAR)에서 출력되는 이미지,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를 AI 신경망으로 처리해 주변 객체를 인식한다. 카메라와 라이다는 각각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사용해 눈·비·안개 상황에서 주변 객체 인식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 레이더가 대안이 될 수 있다. 77기가헤르츠(㎓) 대역의 자동차 레이더는 악천후에 매우 강하며, 표면에 흙먼지가 묻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측정 결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거리, 방위각, 높이, 도플러 주파수를 측정하는 고해상도 4D 레이더가 개발돼 상용되고 있다. 다만 4D 레이더에 필요한 AI 연구 속도는 매우 더디다. 충분한 데이터셋이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뢰할 만한 객체 인식 AI 신경망 개발도 쉽지 않다.
연구팀이 공개한 K-레이더는 악천후를 포함한 다양한 날씨 및 교통 상황에서 수집된 데이터셋이며, 카메라와 라이다 측정 데이터와 함께 구축된 13테라바이트(TB) 대용량으로 세계 최초의 4D 레이더 데이터셋이다. AI 신경망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텐서 형태의 데이터셋으로, 일반적인 레이더의 잡음 제거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잡음 수준의 미약한 미세 측정치를 온전히 담고 있다.
4D 레이더 AI 신경망(RTN4D)은 K-레이더로 수많은 학습을 진행했다. 다양한 날씨와 도로 상황에서 70m 이내 '객체 판별' '위치 추정', '주행 방향 추정'을 정확히 수행하는 수준이 62.5%에 이른다. 이는 세계 최고 성능 수준이다. 이들은 연구실 홈페이지와 깃허브를 통해 배포될 예정이다. 공승현 교수는 “우리가 공개하는 K-레이더와 4D 레이더 AI 개발 플랫폼, 벤치마크를 통해 앞으로 4D 레이더 AI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지원, 스마트레이더시스템 협력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백동희 박사과정 학생이 오는 12월에 열리는 AI 콘퍼런스 '뉴립스(NeurIPS) 2022' 데이터셋&벤치마크 트랙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