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후보물질이 속속 등장하고 관련 업체 인수와 투자도 활발하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미국 하버드 대학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염증성장질환(IBD)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알츠하이머치매(AD) 등에서 작용기전(MoA)을 연구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CJ그룹은 지난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마이크로바이옴기업 천랩을 인수하고 CJ바이오사이언스로 탈바꿈시켰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RB-101(항암제)' 'CLP105(염증성장질환)' 등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부문에서 두 가지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연구 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10건, 기술수출 2건을 보유해 글로벌 1위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고바이오랩은 국내 기업 중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부문에서 가장 앞선 업체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KBLP-007' 2a 임상시험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경도 혹은 중등도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KBL697 균주를 투약한 뒤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여 치료 효과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고바이오랩은 KBLP-007 외에도 4가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 중 KBLP-007을 비롯해 3개 파이프라인이 이미 글로벌 임상에 진입했다. 또 셀트리온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아토피 질환에 적용 가능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어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놈앤컴퍼니 역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상용화에 바짝 다가섰다. 이 회사는 지난달 담도암 환자에게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 치료제 'GEN-001'을 적용하는 국내 제2상 임상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제출했다. GEN-001은 적응증에 따라 한국, 중국 일본에서 LG화학이 상업화 권리를 가지고 있어 빠르게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MSD, 머크, 화이자 등과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진출에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국내 매출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은 기업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오 사업에 진입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에이투젠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유한양행과 에이투젠은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분야와 인간 장내 미생물총(미생물 집단 전체 유전체)조절로 치료 효능을 발휘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공동개발 한다. 유한양행은 에이투젠 인수에 앞서 메디오젠과 지아이바이옴에도 투자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서 꾸준히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