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中 고객정보 위탁 중단…자회사로 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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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쿠팡 사옥

쿠팡이 중국 관계사에 위탁하던 고객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전부 중단한다. 중국 법인에서 주로 맡아 온 부정행위 모니터링 기능은 국내 자회사 씨피엘비(CPLB)로 이관한다. 나머지 위탁 업무도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4개국 기업에서 나눠 맡는다.

쿠팡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베이징 소재 관계사 '한림네트워크 유한공사'와 개인정보 국외 처리 위탁계약을 종료했다. 쿠팡은 2017년부터 서비스 가입과 상담, 결제 시 수집된 고객 개인정보를 상하이·베이징 법인에 이관해서 처리업무를 위탁해 왔다. 시스템 연구개발(R&D)과 부정행위 모니터링 업무를 위해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무소속의 양정숙 의원이 중국 당국이 쿠팡 고객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한림네트워크는 중국 현지법을 적용받는 만큼 중국 정부가 네트워크안전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앞세워 한국 고객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쿠팡 측은 “모든 고객정보는 한국 데이터센터에 저장되고 있으며, 어떠한 개인정보도 중국에 이전되거나 저장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다만 논란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관련 업무를 국내 또는 안전한 제3국으로 이관하는 근본적 조치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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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한림네트워크에서 맡았던 부정행위 대응 업무를 국내 자회사인 CPLB로 전부 이전했다. CPLB는 쿠팡 자체브랜드(PB)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또 온라인 리서치업체 퀄트릭스 호주지사, 미국 마에스트로QA와 개인정보 처리 해외 위탁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호주 퀄트릭스는 쿠팡 리서치 관련 정보를 관리하며, 마에스트로QA는 쿠팡 고객센터 상담 품질관리 개선을 위한 통화 녹취 정보를 취급한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는 CPLB(한국)를 비롯해 해외직구 법인인 쿠팡글로벌LLC(미국), 아마존웹서비스(미국·싱가포르), 젠데스크·제네시스(일본), 퀄트릭스(호주) 등 전 세계 5개 지역으로 분산 관리된다.

쿠팡을 시작으로 중국 기업에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해 온 플랫폼 기업들의 이탈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NHN도 자사 플랫폼 '핑크다이어리'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중국에서 국내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NHN은 중국 자회사 NHNST에 고객 상담 시스템 개발 업무를 위탁해왔다. 중국에서 국내 고객 개인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자 우려를 고려한 결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고객 정보는 암호화돼 중국에서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이로 인해 가입자 이탈이 크게 늘었다”면서 “고객 우려를 원천 차단하고자 관련 기능을 국내로 이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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