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에게 돈을 받고도 물건을 보내주지 않는 사기 온라인 쇼핑몰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의 임시중지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명품 구매대행 쇼핑몰 '사크라스트라다'가 판매를 모두 중지하도록 임시중지명령을 부과하고 지난 14일 호스팅 사업자의 협조를 얻어 해당 쇼핑몰을 폐쇄했다고 17일 밝혔다.
임시중지명령은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청약 철회를 방해하는 경우, 다수 소비자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고 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통신판매 일부 또는 전부를 중단할 수 있는 조치다.
그러나 임시중지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위의 조건에 모두 해당돼야 해 실제로 조치가 내려진 경우는 사크라스트라다를 포함해 두 건에 불과하다. 조사가 시작되거나 사기 사이트임이 네티즌 사이에서 공론화되면 쇼핑몰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고 시간끌기용으로 일부 소비자에게 제품을 보내는 등 '꼼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에 조치된 사크라스트라다의 경우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기만적 방법을 이용해 소비자를 이용한 게 명백하고,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으며 다수의 소비자에게 손해가 확산할 우려가 있어 임시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이 사업자는 명품 가방, 지갑 의류 등 2만3000여종을 최대 35% 할인하는 것처럼 꾸며 소비자들에게 대금을 받고 물건을 배송하지 않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애초에 사무실이나 상주 직원도 없는 유령사업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소비자 민원으로 카드결제가 차단되자 계좌이체나 무통장입금을 유도하면서 대금을 편취하려는 행태를 보였다. 공정위와 서울시 홈페이지에 민원다발쇼핑몰로 이름을 올리자 상호를 카라프로 변경해 관련 기관들의 조치를 무력화하려고 시도했다. 소비자 피해 금액은 파악된 것만 7억5000만원에 달한다.
온라인을 통한 쇼핑 거래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9년 136조6000억원, 2020년 157조3000억원, 2021년 187조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까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9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조5000억원 대비 10조원 가량 늘었다. 올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급증하는 추세다. 머지포인트 사태, 분유 사기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때문에 공정위의 임시중지명령 기준을 완화해 소비자 피해를 더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영재 공정위 전자거래과장은 “최근 소비자들이 온라인 거래에서 사기 피해를 입는 사례가 많다”며 “이런 피해가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에게 크게 확산되지 않도록 임시중지명령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