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자체 브랜드(PB) 간편식 강화에 나섰다. 치솟는 물가에 제조사 브랜드(NB)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PB를 찾는 수요가 늘어서다. 특히 펜데믹 이후 5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상품력 강화에 매진한다.
롯데마트는 간편식 PB인 '요리하다'를 전면 리뉴얼했다. HMR 시장 공략을 위해 브랜드명을 제외한 콘셉트, 전략, 패키지까지 전부 바꿨다. 요리하다 전용 패키지 디자인을 모든 상품에 적용해 고객의 가시성과 편의성을 개선했다.
이번에 리론칭한 '요리하다' 상품은 66가지다. 상품 콘셉트와 디자인, 메뉴는 모두 MZ세대 직원에게 맡겼다.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 셰프 전문가들이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롯데중앙연구소를 통해 자체 품질검사와 위생 검수까지 진행해 상품성을 높였다.
올해 3분기까지 롯데마트 PB 상품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10% 이상 신장했다. 특히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 PB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롯데마트는 '요리하다'의 리뉴얼을 통해 PB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도 간편식 PB 피코크를 대표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출시 첫해인 2013년 340억원의 매출을 올린 피코크는 지난해 연매출 4000억원의 메가브랜드로 성장했다. 상품수만 1000여종에 달한다. 올해도 3분기까지 매출이 3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피코크 클럽을 운영하고 연말까지 가격을 동결해 고객 유인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홈플러스 역시 PB인 시그니처를 중심으로 간편식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 시그니처 홈밀 같은 밀키트 전용 상품도 운영 중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고물가에 대응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PB를 적극 키우고 있다. PB는 일반 제조사 상품에 비해 가격과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용이하다. 제조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어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이는 만큼 가격은 저렴하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미국과 일본 등 유통 선진국에서도 코스트코 '커클랜드'와 이온의 '톱밸류' 등 유통사들이 PB를 강화하는 추세다.
HMR의 경우 PB 중에서도 고객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상품군이다. 급격히 오른 외식 물가와 재택 근무 영향으로 HMR 시장은 매년 두자리 수 성장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20년 4조원을 돌파해 2016년 대비 2배 규모로 커졌다. 올해는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재우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PB 상품을 지속 개발해 '요리하다'가 롯데의 대표 HMR 브랜드가 돼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