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에 자사주 산 생보사 임원들…저가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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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

주요 생명보험회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 행렬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에 따라 우리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생보사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책임경영' 등을 이유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최근 회사 주식 3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2651원으로 총 매입금액만 7953만원에 달한다. 변 사장은 기존 주식을 포함해 자사주를 11만5249주 보유하고 있다. 공동대표인 김재식 사장이 보유한 자사주 12만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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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은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황진우 부사장이 지난달 30일 7802주를 사들인 것을 필두로 5명의 임원이 최근 자사주를 샀다. 김선녕 상무는 보유 주식이 없었는데 지난 4일 한꺼번에 2310주를 취득했다. 다른 임원들도 적게는 4300주에서 1만주 이상 자사주를 사 보유 주식 수를 늘렸다.

한화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경근(2만주)·나채범(1만7500주) 부사장 등 임원 32명이 자사주 매입 행렬에 나선 바 있다.

이성한 삼성생명 상무도 최근 자사주를 매입해 보유 주식 수를 1000주에서 1500주로 늘렸다. 이 상무가 자사주 매입에 쓴 금액은 약 3180만원이다.

생보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건 주요 경영진으로서 책임 있는 경영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크다. 또 임원들은 간부 회의 등에서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자사주 매입 압박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아울러 저수 매수 기회로 삼기도 한다. 회사의 가치나 실적 방향성은 임원이 가장 잘 아는데 주가가 가치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다면 언젠가 회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회사 주식을 산다는 것이다. 이른바 '자사주 물타기' 전략이다.

한화생명 경우 연초 3000원대였던 주가는 올해에만 30% 이상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미래에셋생명도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국채, 회사채, 부동산펀드 등이 고금리 영향으로 자산가치가 오르면 투자수익률도 따라 상승하기 때문에 생보사는 고금리 시대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며 “임원들이 저평가돼 있는 자사주를 적극 매수하는 것은 그만큼 회사의 성장성을 좋게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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