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개발한 국내 31호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출시 1년이 지나면서 임상 현장에 안착하고 있다.
고윤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나 “렉라자는 전임상에서 뇌전이 환자에게 기존 약물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보여 뇌전이 환자이거나 심장 기능이 우려되는 환자 등에게 주로 처방하고 있다”면서 “렉라자를 2차 치료에 사용한 임상에서 뇌전이 환자의 80% 이상이 뇌전이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이는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전체 암종 중 발생률 2위, 사망률 1위인 폐암은 암세포 크기와 형태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전체 폐암 환자의 80~85%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도 나타나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가 가장 흔하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1, 2세대를 거쳐 3세대까지 개발됐다. 렉라자는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다. EGFR 변이가 확인된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1, 2세대 치료제를 1차 치료에서 사용하다가 T790M 변이가 생겼을 때 3세대 치료제인 렉라자나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를 처방받을 수 있다.
렉라자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80여개 의료기관에서 처방되고 있다. 출시 1년 만에 자리 잡은 건 글로벌 제약사의 경쟁 약물과 비교해도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에 따른 결과다.
고 교수는 “1, 2세대 치료제는 암과 관련 없는 정상 세포에도 잘 결합해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하는 반면에 렉라자는 일반 EGFR에는 결합력이 낮아 부작용 면에서 우수하고 타그리소보다 심장 부작용 가능성도 낮다”면서 “EGFR 변이 환자는 치료 시작 후 사망까지 뇌전이가 발생할 확률이 50%가 넘는데 1, 2세대 치료제에 비해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이 우수해 뇌전이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렉라자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약물치료 시 가장 먼저 처방을 권고하는 치료제)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을 13개국에서 진행,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확인됐다. 유효성이 확인된 만큼 회사는 내년 1분기 내 허가 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다.
고 교수는 “3세대 치료제는 뇌전이 환자의 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최소화할 수 있고 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1차 치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