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결정한 데 이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조정이 임박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음) 우려가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코픽스 3% 돌파가 유력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저금리때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받았던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나날이 커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코픽스 기준 병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45~6.918%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연 4.06~6.813%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상승한 규모다.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는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은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0.5%P 인상했고 향후 추가 인상을 언급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연 4.58~7.00%로 상단이 연 7%대를 유지했다.
문제는 다음 주 주담대 금리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짙다는 점이다. 오는 15일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발표되는데 기준금리 변동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3% 돌파가 유력하다. 앞서 지난달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8월 기준 은행 코픽스는 2.96%로 전월보다 0.06%P가 확대됐다. 이는 2013년 1월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잔액 기준·신잔액 기준 코픽스보다 시장금리 변동을 신속하게 반영한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영끌족들의 이자부담 고통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연 2%로 3억원을 대출(30년 만기, 월리금균등상환)할 때 월상환액은 11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픽스가 대폭 오르면서 5대 시중은행 주담대 하단 연 4.5%를 고려해도 월상환액이 152만원으로 대폭 오른다. 차주 입장에서는 한해 월상환액이 500만원 넘게 오르게 돼 가계부담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코픽스 3% 돌파가 유력하다”면서 “코픽스가 오르게 될 경우 주담대 금리에 바로 반영되는 만큼 기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