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3일 보수텃밭 대구·경북(TK)를 시작으로 현장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갖고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비대위 무효 가처분 등 이준석 전 대표 리스크를 덜어낸 이후 지역당심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함이다.
이날 대구시당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 회의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지난날의 부족함으로 걱정 끼쳐드린 점 송구하다”며 TK가 국민의힘의 뿌리임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대구·경북은 우리당의 뿌리이자 심장이다. 위기마다 우리 당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앞서 대구행 기차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같은 내용에 글을 올리며 TK 지지층 결집에 힘썼다.
회의에서 비대위는 지역 숙원사업인 TK통합 신공항 건설 등 공약이행을 약속했다. 정 위원장은 신공항 건설과 함께 군위군 대구광역시 편입 추진 등 주요 지역 현안을 거론하며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대위는 전국을 순회하며 지역별 민생현안 및 정책 추진 사항 등을 점검한다. 이를 통해 최근 내부 갈등으로 흐트러진 조직력을 회복하고 지지율도 상승시킨다는 구상이다. TK 방문 이후 두 번째 순회지로 20일 충남을 찾는다. 충남은 정 위원장 지역구인 공주·부여·청양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어 인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분출하고 있는 핵무장 관련 정 위원장의 강경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국제교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이기에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탈퇴하고 벗어날 순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이미 사문화됐고 휴짓조각이 됐다. 한미 양국간 논의되고 있는 미국의 확장억지력, 핵우산을 제공하는 것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안들이 양국 간 현안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