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하강 국면에 직면한 메모리 업황이 내년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D램을 중심으로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성장세를 계속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이세철 씨티그룹 상무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반도체 업황이 단기적으로 어둡지만 장기적으로는 밝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메모리 가격이 올 3분기에 15%, 4분기에 최대 20% 하락을 전망하는 등 부정적인 예상이 잇따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상무는 과점 구조인 D램 시장에 주목했다. 이 상무는 “현재 D램 시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3개사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 등 대외환경 악화로 수요가 침체되는 가운데 공급 과잉이 나타나고 있지만 재고 소진이 해소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공급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상무는 “D램은 진입장벽이 높아 결과적으로 공급업체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CXL 메모리 등 시장 수요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공급업체가 다양한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시장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양쯔메모리(YMTC)가 192단 낸드를 자체 개발하는 등 중국 업체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는 상황도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반도체 업계 역시 단기적인 업황 악화 전망과 무관하게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세계 최대 규모의 평택 3공장(P3)을 가동하고 P4 착공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착공 시기와 적용 제품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반도체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는 지난 9월 내년까지 반도체 업황이 어둡다는 전망에 수긍하면서도 “기본적인 투자 방향은 일관적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5년 동안 15조원을 투자해서 충북 청주에 M15X 확장 팹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지난달 초 발표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으로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5일 '반도체 대전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말에는 반도체 업황이 다른 국면에 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 역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D램 제조 능력을 높이기 위해 20년간 최대 1000억달러(약 142조300억원)를 투자한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