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 최대 CGT CDMO 노린다…"CBM 추가 지분 투자 추진"

1월 3억5000만달러 투자 이어
최대주주 등극 가능성 내비쳐
유럽 내 'CGT 2공장'도 건설 중
최대 바이오의약 생산역량 갖춰

SK가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CBM 추가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 CBM은 SK가 올해 1월 SK팜테코를 통해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를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회사다. 미국이 현지 생산 제품을 우대하는 '바이오 이니셔티브' 정책을 선언한 가운데 SK가 차세대 의약품 시장 겨냥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최근 세종에 위치한 SK바이오텍 공장에서 간담회를 갖고 CBM에 대한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연태 SK CMO 그룹장(바이오 투자센터 부사장)은 “계약상 공개는 못 하지만 (SK는) 대주주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CBM 지분을 갖고 있다”면서 “CBM 대주주와 추가 투자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대 주주인 SK가 CBM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최대주주가 될 수 있음을 언급한 것이다.

CBM은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핵심 원료부터 바이러스 벡터 생산, 세포주 생산, 세포 처리, 최종 완제품까지 전 과정에 핵심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SK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거점에 합성 및 바이오 의약품 사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계획하에 지난 1월 3억5000만달러를 들여 CBM 2대 주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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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BM 전경(출처: CBM 홈페이지)

SK는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CBM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CBM를 통해 미국 내 최대 CGT CDMO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펜실베니아 지역에 CGT 단일 생산부지 기준 세계 최대 수준인 70만평방피트(약 2만평) 부지를 확보한 상태로,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1단계 50만평방피트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5년까지 전 부지 생산설비 갖출 계획이다.

SK는 또 지난해 인수한 프랑스 이포케시스를 통해 유럽 내 CGT 2공장을 새롭게 건설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미국과 유럽에 모두 핵심 생산기지를 갖추게 된다. SK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모두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K가 CGT CDMO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건 고성장이 예상돼서다. CGT는 유전결함으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을 1~2회 유전자 주입으로 완치한다. 딜로이트 등에 따르면 GCT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해 현재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주류인 항체 치료제 규모를 능가할 전망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단계인 바이오의약품 50%가 CGT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김연태 그룹장은 “(CGT 분야에서) 기업인수합병(M&A)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진 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생산체계를 갖추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동훈 SK 바이오투자센터장은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내로 CDMO를 맡기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 진출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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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텍 엔지니어가 연속반응설비를 사용해 작업하고 있다. (SK 제공)

해외에서는 CGT 생산을, 국내에서는 합성의약품 생산을 확장할 계획이다. SK CDMO 부문 손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지난달 세종시 신규공장(M3) 증설을 마치고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증설로 생산역량이 190㎡에서 290㎡으로 50% 이상 늘어났다. 연간 150톤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SK는 증설로 SK바이오텍 연매출이 2200억원 수준으로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SK바이오텍은 독보적인 연속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2015년 이후 매년 발주량을 20% 이상 늘리고 있다. 황근주 SK바이오텍 대표는 “내년 하반기에는 M4(4공장) 준공을 통해 생산역량을 400㎡으로 키우고 글로벌 CDMO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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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텍 엔지니어가 회분식 반응기를 사용해 작업하고 있다.(SK 제공)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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