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체를 역외가 아닌 국내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방안은 원화 약세 상황에서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관리관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원화만 급격히 절하됐지만 지금은 다른 통화도 비슷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원인은 우리 내부보다는 밖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상승이) 우리 내부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트라우마 때문에 국민께서 걱정을 하니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계속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의 환율 급변동은 역외 움직임은 아니고 국내 주체라고 설명했다. 수출입기업이나 국민 등의 국내 경제주체가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김 관리관은 “역외 투기적 움직임 때문에 급변동하고 있다는 것은 수급통계상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에서 일부 심리 쏠림이 있는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사재기로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부연했다.
현재의 환율 상승에 대해서는 '전쟁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김 관리관은 “일본이 24년 만에 시장개입을 했을 정도로 각국 외환당국은 전쟁에 준하는 상황을 매일 맞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지금까지 위기 대응을 해온 것들을 토대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달러를 매수해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방안은 현재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관리관은 “최근 외환보유액을 시급하게 확충해야 한다고 말씀들하는데 외환보유액 확충은 시장에서 정부가 달러를 사는 방법 밖에 없다”며 “달러 매수 개입은 원화가 강세일 때 이뤄지는 것으로 지금 같은 시기에 달러 매수 개입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4년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우리 정부가 수출경쟁력과 경상수지 흑자를 위해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얘기가 나와 정부의 외환 정책에 변화가 있었다”며 “보유액을 급격하게 늘리기 어렵다고 생각했고 대외자산을 확충하게 됐다”고 말했다.
8월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달러, 대외자산은 2조1235억달러로 집계됐다. 단기외채는 1839억달러로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72.4%에서 41.9%로 하락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